연기금이 사는 종목은
다른가
"기관"은 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연기금, 투신, 보험, 사모펀드, 은행, 증권사 자기매매(금융투자)가 전부 따로 발표됩니다. 외국인 글과 개인 글에 이어, 이번엔 기관을 일곱으로 쪼개서 6년치를 셌습니다. 국민연금이 들어간 종목이면 뭔가 다를 것 같아서입니다.
01규칙
한국거래소는 매일 종목별로 투자자 유형별 순매수를 발표합니다. 이 글은 그중 기관 세부 일곱(연기금·투신·보험·사모펀드·은행·금융투자·기타법인)에 비교용으로 외국인·개인을 붙여 아홉 주체를 같은 잣대로 쟀습니다. 발표는 장 마감 뒤라 매매는 전부 다음날 시가입니다.
- 순매수 — 얼마든 순매수인 날
- 강한 순매수 — 순매수가 그날 거래량의 3% 이상
- 20일 누적 순매수 — 최근 20일 순매수 합이 20일 거래량 합의 2% 이상 (연기금처럼 천천히 사 모으는 주체를 보려고)
다음날 시가에 사서 1주·1개월·3개월 뒤 시가에 팝니다. 살 때 0.22%를 뺍니다. 기준선은 같은 749종목을 아무 날이나 샀을 때. 중앙값은 결과를 줄 세웠을 때 가운데 값으로, 절반은 이보다 좋고 절반은 나빴다는 뜻입니다.
02누가 얼마나 자주 사나
| 주체 | 순매수한 날 | 거래가 있었던 날 |
|---|---|---|
| 연기금 | 25.1% | 52.8% |
| 투신 | 28.4% | 61.6% |
| 보험 | 19.5% | 47.0% |
| 사모펀드 | 27.3% | 59.9% |
| 은행 | 5.6% | 11.9% |
| 금융투자 (증권사 자기매매) | 39.5% | 75.4% |
| 외국인 | 47.6% | 98.2% |
| 개인 | 50.5% | 98.5% |
연기금은 종목-일의 절반은 손도 안 댑니다. 은행은 사실상 없는 주체라 아래 표에서는 뺐습니다.
03누가 어떤 날 사나
| 주체 | 순매수한 날 오른 비율 | 중앙값 | 강한 순매수한 날 오른 비율 | 중앙값 |
|---|---|---|---|---|
| 연기금 | 57.0% | +0.42% | 65.1% | +0.68% |
| 투신 | 59.4% | +0.57% | 70.6% | +1.04% |
| 보험 | 57.1% | +0.44% | 69.1% | +0.79% |
| 사모펀드 | 55.9% | +0.38% | 66.5% | +0.81% |
| 금융투자 | 51.5% | +0.15% | 60.3% | +0.43% |
| 외국인 | 59.2% | +0.51% | 66.8% | +0.86% |
| 개인 | 27.6% | −0.86% | 11.7% | −1.52% |
개인 빼고 전부 오른 날에 삽니다. 투신이 세게 산 날은 10번 중 7번이 상승일, 중앙값 +1.0%입니다. 연기금도 65%입니다. 개인만 반대편에서 떨어진 날을 삽니다.
이건 누가 옳고 그르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관·외국인은 오르는 종목을 사고(추세 추종), 개인은 그 반대편에서 물량을 댑니다. 그러면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오른 날 산 그 종목이 그 뒤로도 오르나.
04따라 사면
| 주체 | 건수 | 1개월 수익 난 비율 | 1개월 중앙값 | 3개월 수익 난 비율 | 3개월 중앙값 |
|---|---|---|---|---|---|
| 연기금 | 5,820 | 44.6% | −1.23% | 42.0% | −2.70% |
| 투신 | 2,941 | 44.2% | −1.29% | 43.2% | −2.36% |
| 보험 | 528 | 44.5% | −0.69% | 44.3% | −1.59% |
| 사모펀드 | 1,817 | 45.7% | −0.78% | 45.1% | −2.28% |
| 금융투자 | 6,487 | 44.9% | −0.95% | 46.6% | −1.36% |
| 외국인 | 18,616 | 46.9% | −0.77% | 46.8% | −1.31% |
| 개인 | 25,122 | 46.5% | −0.66% | 45.8% | −1.62% |
아홉 주체 중 기준선을 넘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누가 세게 샀든, 그 종목을 다음날 사면 석 달 뒤 기준선보다 나빴습니다. 가장 나쁜 곳이 연기금입니다. 42.0%, 중앙값 −2.7%. 아무거나 샀으면 48.4%, −0.45%입니다.
천천히 사 모으는 걸 잡으려고 만든 20일 누적 신호는 더 나쁩니다. 연기금이 20일 동안 거래량의 2% 넘게 사 모은 종목을 사면 3개월 뒤 37.1%, 중앙값 −3.7%입니다. 기준선보다 11%p 낮습니다. 투신 42.1%, 사모펀드 43.6%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든 순매수"로 넓히면 전부 기준선 근처(±1%p)로 돌아옵니다. 개인 글에서 본 것과 같습니다. 수급이 강할수록 나빠지고, 약하면 정보가 없습니다.
05왜 연기금이 제일 나쁜가
연기금은 오른 종목을, 크게, 며칠에 걸쳐 삽니다. 03절에서 연기금이 세게 산 날의 65%가 상승일이었고, 20일 누적으로 보면 그 20일 동안 이미 올라 있는 종목입니다. 다음날 그걸 사는 사람은 연기금이 다 올려놓은 가격에서 시작합니다.
연기금은 지수를 따라가고, 편입 비중을 맞추고, 몇 달에 걸쳐 나눠 삽니다. 그 매수는 "이 종목이 좋다"는 판단보다 "이 종목의 비중이 모자라다"는 계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연기금 순매수는 종목의 미래가 아니라 연기금의 과거 매수를 말해줍니다. 이 데이터는 그 매수가 끝난 뒤 가격이 되돌아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외국인 글, 개인 글, 이 글을 합치면 한 문장이 됩니다. 어떤 주체의 수급이든 "세게" 나온 날은 그 종목이 크게 움직인 날이고, 크게 움직인 종목은 그 뒤 석 달이 나빴습니다. 누가 샀는지는 그 다음 문제였습니다.
06한계
749종목입니다. 시총 1,000억 이상에 6년치가 있는 종목. 연기금은 대형주 위주라 표본은 충분하지만, 소형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강한" 신호는 수백~수천 건입니다. 보험 528건, 은행은 40건이라 뺐습니다. 방향은 일곱 주체가 같아서 우연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순매수는 주식 수이고, 시총 구분은 현재 상장주식수 기준 근사입니다. 비용은 매수 0.22%만 뺐습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없습니다.
07그래서 정리하면
- 개인 빼고 전부 오른 날에 산다. 투신 세게 산 날 71%, 연기금 65%가 상승일
- 누가 세게 샀든 다음날 따라 사면 석 달 뒤 기준선 아래. 아홉 주체 전부
- 연기금이 가장 나쁘다. 강한 순매수 42.0%, 20일 누적 37.1% (기준 48.4%)
- "얼마든 순매수"는 정보가 없다. 기준선 ±1%p
- 수급 세 편의 결론은 하나: 크게 움직인 종목은 누가 샀든 그 뒤가 나빴다
"연기금이 들어왔다"는 뉴스는 그 종목이 이미 올랐다는 뜻이었습니다. 따라 들어간 사람은 연기금이 아니라 연기금이 만든 가격을 산 셈이고, 그 가격은 석 달 동안 되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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