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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면 수익이 날까 — 6년치 데이터로 여섯 번 재봤다

국내주식 데이터 분석 · 수급

외국인이 사는 종목
따라 사면 수익이 날까

"외국인이 순매수했다"는 말은 매일 뉴스에 나옵니다. 기관까지 같이 사면 쌍끌이라고 부르며 더 큰 신호로 읽습니다. 정말 그런지 6년치 데이터로 세어봤습니다.

KOSPI·KOSDAQ 2,000여 종목 2020년 6월 ~ 2026년 8월 수수료·세금 별도

증권사 앱에도, 포털 주식 화면에도 매일 떠 있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그걸 보고 다음날 사면 정말 돈이 될까요.
6년치를 전부 세어봤더니 "이건 진짜다" 싶은 순간이 두 번 나왔습니다.

01언제 살 수 있는지부터 정했습니다

수급 데이터로 검증할 때 흔한 실수가 있습니다. "외국인이 산 날 종가에 샀다면"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투자자별 매매동향은 장이 끝난 뒤에 발표됩니다. 그날 종가에는 살 수 없습니다. 그걸 계산에 넣으면 미래를 미리 아는 셈이 되어 숫자가 실제보다 좋게 나옵니다.

이 글의 매매 규칙
  1. 오늘 장이 끝나고 수급이 발표된다
  2. 신호가 맞으면 내일 시가에 산다
  3. 정해둔 기간을 채우면 시가에 판다

실제로 따라 할 수 있는 순서만 남겼습니다.

그리고 견줄 대상이 필요합니다. "수익 확률 48%"라는 숫자만으로는 잘한 건지 못한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이 글에서는 전부 아무 종목이나 같은 기간 들고 있었을 때와 견줍니다.

02그냥 따라 사면 어떻게 되나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다음날 시가에 삽니다. 한 달 들고 팝니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을 다음날 사서 한 달 보유
수익 확률평균 수익
외국인 따라 사기48.30%+1.83%
아무거나 사기47.85%+1.76%
차이+0.45%p+0.08%p

더 벌긴 했습니다. 0.08%요.

그런데 주식은 사고팔 때 수수료와 세금이 왕복 0.2% 남짓 듭니다. 0.08% 벌자고 0.2%를 내는 셈입니다.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3일 연속, 5일 연속 순매수로 조건을 조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유 기간을 바꿔도 그랬는데, 짧게 들고 있을 때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그건 뒤에서 따로 보겠습니다.

03세게 산 날만 골라보면

조금 산 게 아니라 아주 세게 산 경우만 골라봤습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그날 거래량의 5%를 넘는 날입니다.

석 달 보유 기준 평균 +4.27%.
아무거나 샀을 때가 +5.70%였으니 1.43%p 낮습니다.

세게 살수록 더 나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여기서 글을 끝낼 뻔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직관과 너무 반대였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세게 사는 날이 대체 어떤 날인지를 따로 들여다봤습니다.

04왜 더 나빴나 — 거래가 터진 날에만 뜨는 신호

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외국인이 거래량의 5%를 받아가려면 그날 거래가 터져야 합니다. 이 신호는 거래가 폭발한 날에만 뜹니다.

그리고 거래가 터진 날 다음은 원래 안 좋습니다. 그날 거래대금이 500억을 넘은 날만 골라 아무 조건 없이 다음날 사보면 이렇습니다.

거래대금 500억이 넘은 날, 그냥 다음날 샀을 때
보유 기간수익 확률평균 수익
1주43.08%−0.31%
1개월40.87%−0.56%
3개월39.64%+0.12%

이런 날은 전체의 4%뿐인데, 사면 안 되는 날이었습니다.

즉 제가 잰 건 신호가 아니었습니다. "그 날이 원래 나쁜 날"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쁜 날에만 뜨는 신호를 평범한 날 전부와 비교했으니 신호가 억울하게 나빠 보인 겁니다.

그래서 거래가 터진 날끼리만 비교했습니다.

외국인이 크게 산 날의 3개월 수익을 견주는 대상을 바꿔가며 재보면 마이너스, 플러스, 마이너스로 바뀌고 종목 성격까지 맞추면 전부 우연 범위 안에 들어간다
왼쪽: 외국인이 크게 산 날이 정말 더 올랐는지, 견주는 대상을 바꿔가며 세 번. 오른쪽: 종목 성격까지 맞춰 다시 세었을 때.

거래가 터진 날끼리만 놓고 보니 −1.43%p가 +5.68%p가 됐습니다. 외국인이 크게 산 날이 정말 좋아 보이기 시작한 첫 순간입니다.

05그럼 좋아진 건 진짜였나 — 109종목뿐이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신호가 몇 종목에서 뜨는지 세어봤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 거래량 5% 신호
  1. 전체 2,000여 종목 중 109종목에서만 발생
  2. 그중 상위 10종목이 절반을 차지
  3. 가장 많이 뜬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376번)

그다음이 삼성SDI,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입니다.

이건 사건을 잡는 신호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외국인이 원래 많이 만지는 대형주 몇 개를 고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종목들이 이 기간에 잘 나갔으니 성적이 좋게 나온 거고요.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같은 종목 안에서만 비교하면 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호일을, 같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평범한 날과 견주는 겁니다. 그러면 종목을 잘 고른 덕은 사라지고 신호 자체의 값어치만 남습니다.

3개월 보유 · 같은 신호를 세 가지 기준으로
무엇과 비교했나더 번 돈
전체 평균−1.43%p
거래가 터진 날끼리+5.68%p
같은 종목 안에서−0.27%p

다시 사라졌습니다. 같은 종목 안에서 보면 외국인이 크게 산 날이 그 종목의 평범한 날보다 오히려 조금 못했습니다.

06평소보다 갑자기 많이 산 날

문제가 보였습니다. "거래량의 5%"는 절대 기준입니다. 외국인이 늘 거래량의 20%씩 만지는 종목과, 평소 거의 안 건드리는 종목에 같은 잣대를 들이댄 겁니다. 그러니 앞 종목만 계속 걸렸죠.

그래서 그 종목의 평소 수준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이런 날을 찾습니다

외국인이 평소 −20만주, +10만주, +20만주쯤 사고팔던 종목에서 갑자기 +150만주를 사는 날.
"많이 샀다"를 종목마다 다른 그 종목의 평소 규모를 기준으로 판정하는 겁니다.

이번엔 달랐습니다.

두 방식 비교
거래량 5% (절대)평소 대비 (상대)
발생 종목 수109개2,100개
상위 10종목 비중50%1.6%
같은 종목 안에서 (3개월)−0.27%p+2.18%p

2,100종목에 고루 퍼졌습니다. 특정 종목 몇 개가 만든 결과가 아닙니다. 그리고 같은 종목 안에서 비교해도 살아남았습니다. 거래 2만 건에서 나온 숫자라 우연으로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드디어 진짜를 찾았나 싶었습니다.

07마지막 후보도 무너졌습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의심할 지점이 있었습니다.

"같은 종목 안에서 비교"하려면 그 종목이 어떤 종목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쓴 건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전부 본 뒤에 계산한 값입니다. 2022년에 주식을 사면서 2025년 데이터를 쓴 셈입니다.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매수 시점 직전 1년치만 써서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 종목은 최근 1년간 급증이 얼마나 잦았나"로 종목을 나누고, 같은 부류의 종목끼리만 비교했습니다. 이건 실제로 살 때 알 수 있는 정보입니다.

직전 1년간 급증이 얼마나 잦았던 종목인가 · 3개월 보유
급증 빈도더 번 돈
거의 없음−1.32%p
1~2%−0.11%p
2~4%+1.24%p
4~8%+0.46%p
매우 잦음−0.85%p

플러스도 있고 마이너스도 있습니다. 규칙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표본에서는 우연만으로도 ±1.5%p쯤은 나옵니다. 위 숫자는 전부 그 안쪽입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앞에서 가장 좋았던 구간도 +2.18%p에서 +1.24%p로 줄면서 우연 범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진짜인 줄 알았던 마지막 신호도 실제로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자 사라졌습니다.

덤으로 알게 된 것도 있습니다. 외국인이 갑자기 크게 사는 날은 주가가 빠진 날이 아니라 오른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의 직전 20일 수익률이 평균 +28.8%였습니다. 이미 많이 오른 뒤에 들어오는 겁니다.

08하루만 들고 있으면 다를까

여기까지는 한 달, 석 달을 들고 있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수급을 보고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오래 안 들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 안에 정리하는 경우가 훨씬 많죠.

그래서 하루만 들고 파는 것으로 전부 다시 셌습니다. 비교는 앞에서와 같이 같은 종목 안에서 했습니다.

다음날 시가에 사서 하루 뒤 시가에 팔기 · 같은 종목의 평범한 날 대비
신호건수더 번 돈우연일 가능성
외국인 순매수306,483−0.002%구분 안 됨
기관 순매수289,857+0.011%구분 안 됨
쌍끌이(동시 순매수)139,041−0.024%구분 안 됨
평소보다 급증한 날19,783−0.106%우연 아님
둘 다 급증한 날4,226−0.214%우연 아님

위 세 줄은 0입니다. 있으나 마나입니다.

그런데 아래 두 줄이 다릅니다. 0 근처가 아니라 확실하게 마이너스입니다. 표본이 2만 건, 4천 건이라 우연으로 이만큼 치우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앞에서 석 달 기준으로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였던 것이, 하루 기준으로는 "있는데 방향이 반대다"가 됩니다.

게다가 하루 만에 사고팔면 수수료와 세금 0.2%가 그대로 남습니다. 하루 보유의 평균 수익 자체가 0.1% 안팎이라 애초에 비용을 덮을 수가 없습니다. 비용까지 넣으면 위 표의 모든 줄이 −0.18% ~ −0.52%가 됩니다.
오래 들고 있으면 아무것도 아님, 짧게 들고 있으면 손해였습니다.

09쌍끌이는 어땠나

쌍끌이는 어느 방식에서도 위에 있지 않았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는 경우는 한 달 보유 수익 확률이 47.24%로 아무거나 샀을 때(47.85%)보다 낮았습니다. 3일 연속으로 조이면 45.97%까지 떨어졌습니다. 묶는 것보다 떼어놓는 편이 나았습니다.

수급 데이터의 단위는 금액이 아니라 주식 수(주)입니다. 50만원짜리 한 주와 2천원짜리 한 주가 똑같이 1주로 세어집니다. 그래서 "얼마나 세게 샀나"는 금액이 아니라 거래량 대비 비율이나 평소 대비 배수로 쟀습니다.

데이터에 상장폐지된 종목이 없습니다. 지금 상장돼 있는 종목으로 만든 자료라 중간에 사라진 회사가 빠져 있습니다. 비교하는 양쪽에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라 비교 자체는 유효하지만, 절대 수치는 실제보다 좋게 나온 것입니다.

표의 숫자는 수수료와 세금을 빼기 전입니다. 반영하면 더 나빠집니다. 기간은 2020년 6월부터 2026년 8월까지이며 코로나 반등장이 들어 있습니다.

10이 글이 재지 못한 것

여기까지 읽고 이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수급을 보고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는데?

맞습니다. 그리고 그건 이 글의 결과와 부딪히지 않습니다. 이 글이 검증한 것은 진입 방식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잰 것은 이 하나뿐입니다
  1. 장이 끝난다
  2. 확정된 수급 숫자가 발표된다
  3. 그걸 보고 다음날 시가에 산다

1번 섹션에서 정한 규칙 그대로입니다. 미래를 미리 아는 계산이 되지 않으려면 이렇게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은 수급 데이터를 쓰더라도 언제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매매가 됩니다. 이 글은 그중 한 가지만 검증했습니다. 나머지를 부정한 게 아니라 다루지 않았습니다.

표에 아예 안 들어간 것도 많습니다. 호가창의 움직임, 체결 강도, 뉴스와 공시, "이 종목은 이래서 다르다"는 사람의 재량 판단 — 전부 이 데이터 바깥입니다.

그러니 이 글의 결론은 "수급은 쓸모없다"가 아닙니다. "장 끝나고 나온 숫자를 다음날 그대로 따라 사는 건 안 된다"입니다. 딱 그만큼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좁은 결론도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뉴스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를 보고 다음날 사는 것 — 대부분의 사람이 실제로 하는 게 바로 그거니까요.

11결론 — 뉴스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를 어떻게 볼까

일곱 가지로 재봤고 전부 안 됐습니다
  1. 순매수한 다음날 사기 → 수수료도 못 건짐
  2. 거래량 5% 넘게 산 날 → 오히려 더 나쁨
  3. 거래가 터진 날끼리 견주니 → 좋아 보임 (착시 ①)
  4. 같은 종목 안에서 보니 → 사라짐
  5. 평소 대비 급증으로 재니 → 다시 좋아 보임 (착시 ②)
  6. 살 때 알 수 있는 정보로만 → 우연 범위 안
  7. 하루만 들고 팔면 → 우연이 아니라 손해

장이 끝나고 발표된 수급을 보고 다음날 사는 방식으로는 돈을 벌 수 없었습니다. 쌍끌이도, 세게 산 날도, 평소보다 갑자기 많이 산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길게 들고 있으면 있으나 마나였고, 짧게 들고 있으면 오히려 잃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데이터가 알려줬습니다. 외국인이 크게 사는 날은 이미 일이 벌어진 뒤의 날이었습니다.

외국인이 크게 사는 날의 정체
  1. 거래가 폭발한 날에만 뜬다 — 전체 거래일의 4%
  2. 주가가 빠진 날이 아니라 오른 날이다
  3. 그런 날의 직전 20일 수익률이 평균 +28.8%

살 만한 이유는 이미 가격에 들어가 있습니다. 뉴스에 실릴 때쯤이면 남아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는 기록이지, 내일 뭘 사라는 지시가 아니었습니다.

그 목록에 오르는 종목은 정의상 거래가 터지고 이미 오른 종목입니다. 그리고 그런 날의 다음날은 아무 종목이나 산 것보다 평균적으로 나빴습니다. 보고 따라 사는 용도로는 쓸 수 없었다는 뜻입니다.

덧붙임 — 이 글을 쓰면서 "찾았다" 싶었던 순간이 두 번 있었는데 둘 다 착시였습니다. 좋아 보이는 백테스트 숫자가 왜 자주 틀리는지는 과최적화 — 좋은 백테스트 숫자가 좋은 전략은 아니다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KOSPI·KOSDAQ 종목의 2020년 6월~2026년 8월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사용했습니다. 시가총액 1,000억 이상을 기본 조건으로 하고, 단계에 따라 그날 거래대금 조건을 더했습니다. 신호 발생 다음 영업일 시가에 매수하고 정해진 기간 뒤 시가에 매도하는 것으로 계산했으며, 표의 수치는 수수료·세금·슬리피지를 반영하지 않은 값입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데이터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 데이터 분석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에서 확인된 결과가 앞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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