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대주주 피하려고 판다는데,
그 뒤엔 정말 오르나
12월 마지막 주가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기사가 있습니다.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물에 코스닥 약세." 그리고 그다음 말도 정해져 있습니다. "판정일 지나면 되돌아온다." 12년 치 12번의 연말을 전부 세어봤습니다.
01제도부터 짚고 갑니다
주식 양도세는 원래 대주주만 냅니다. 대주주 판정은 12월 31일 주주명부로 합니다. 한국 주식은 결제가 이틀 뒤(T+2)라, 12월 31일 명부에서 빠지려면 폐장일 2거래일 전까지 팔아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날을 판정일이라고 부릅니다.
기준 금액은 계속 바뀌었습니다. 종목당 보유액 기준이 2020년 10억 원까지 내려왔다가, 2023년 말부터 50억 원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그래서 "2023년 이후엔 이 효과가 사라졌어야 한다"는 게 자연스러운 예상입니다. 이것도 뒤에서 확인합니다.
- 눌림: 판정일 10거래일 전 종가 → 판정일 종가 (팔리는 구간)
- 되돌림: 판정일 다음날 시가에 사서 그날 종가 / 1일 / 1주 / 2주 / 1개월 뒤 시가에 판다
- 비교 삼아 1월 첫 거래일 시가에 사는 경우도 같이 잰다
- 살 때 수수료·세금 0.22%를 뺀다. 팔 때는 0%
시가총액은 1,000억 미만 / 1,000억~1조 / 1조 이상으로 나눴습니다. 대주주 매도는 개인 큰손이 지분을 많이 들고 있는 작은 회사에 몰린다는 게 통설이라서입니다. 기준선은 같은 종목들을 아무 날이나 같은 기간 들었을 때입니다.
중앙값은 결과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값입니다. 절반은 이보다 좋았고 절반은 나빴습니다. 몇 개의 대박에 끌려가는 평균과 달리 "보통 사람이 겪은 결과"에 가깝습니다.
02눌림: 있긴 한데 작다
| 시가총액 | 건수 | 오른 비율 | 평균 | 중앙값 |
|---|---|---|---|---|
| 1,000억 미만 | 8,188 | 40.9% | −0.81% | −0.84% |
| 1,000억~1조 | 13,494 | 47.0% | +0.50% | −0.11% |
| 1조 이상 | 2,933 | 53.0% | +0.85% | +0.44% |
| 아무 10일이나 (기준선) | 614만 | 45.3% | +0.45% | −0.36% |
통설의 방향은 맞습니다. 작은 회사는 눌리고 큰 회사는 오릅니다. 같은 열흘 동안 시총 1조 이상은 중앙값 +0.44%, 1,000억 미만은 −0.84%입니다.
그런데 크기를 보면, 소형주의 눌림은 아무 열흘이나(−0.36%)보다 0.5%p 더 내린 것입니다. 기사 제목이 주는 느낌만큼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12년 중 소형주가 이 열흘 동안 중앙값으로 3% 넘게 빠진 해는 2017년(−3.2%)과 2022년(−4.6%) 두 번입니다.
03되돌림: 눌린 것보다 훨씬 크다
| 보유 | 수익 난 비율 | 평균 | 중앙값 | |
|---|---|---|---|---|
| 1주 | 1,000억 미만 | 58.2% | +2.32% | +0.97% |
| 1,000억~1조 | 56.2% | +2.49% | +0.82% | |
| 1조 이상 | 47.3% | +0.80% | −0.22% | |
| 아무 날이나 | 44.4% | +0.02% | −0.41% | |
| 2주 | 1,000억 미만 | 64.0% | +4.01% | +2.10% |
| 1,000억~1조 | 58.1% | +3.48% | +1.43% | |
| 1조 이상 | 51.9% | +1.87% | +0.44% | |
| 아무 날이나 | 44.7% | +0.47% | −0.57% | |
| 1개월 | 1,000억 미만 | 58.8% | +5.36% | +2.06% |
| 1,000억~1조 | 52.5% | +3.77% | +0.70% | |
| 1조 이상 | 50.4% | +1.77% | +0.20% | |
| 아무 날이나 | 44.7% | +0.67% | −0.88% |
판정일 다음날 소형주를 사서 2주 들면 64%가 수익입니다. 아무 날이나 사면 45%입니다. 19%p 차이는 이 블로그의 어떤 백테스트에서도 본 적 없는 크기입니다. 비용 0.22%를 빼고도 중앙값 +2.1%입니다.
하루짜리는 별로 없습니다. 판정일 다음날 하루만 들면 소형주 45.5%로 기준선(40.3%)보다 조금 나은 정도입니다. 효과는 하루가 아니라 1~2주에 걸쳐 나옵니다.
04눌림 0.5%p, 되돌림 2%p — 안 맞는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양도세 회피 매도 때문에 눌린 거라면, 되돌림은 눌린 만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눌림은 기준선 대비 0.5%p이고 되돌림은 2%p가 넘습니다. 4배입니다.
답은 달력에 있습니다. 판정일 다음날은 12월 28일 전후입니다. 거기서 2주를 들면 1월 중순까지입니다. 1월 초에 소형주가 오르는 현상은 세계 어느 시장에나 있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1월 효과"). 이 표의 되돌림에는 그것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둘을 떼어보려고 1월 첫 거래일 시가에 사는 경우를 따로 쟀습니다. 판정일 다음날부터 폐장일까지 이틀을 놓치고 들어가는 겁니다.
| 수익 난 비율 | 평균 | 중앙값 | |
|---|---|---|---|
| 1,000억 미만 | 58.9% | +3.28% | +1.38% |
| 1,000억~1조 | 50.4% | +1.71% | +0.06% |
| 1조 이상 | 49.6% | +1.04% | −0.04% |
| 아무 날이나 | 44.7% | +0.47% | −0.57% |
이틀 늦게 들어가도 소형주는 여전히 59%입니다. 판정일 다음날 들어갔을 때(64%)보다 5%p 낮습니다. 그 5%p가 대략 "세금 회피 매도의 되돌림"이고, 나머지 14%p(59% − 45%)는 연초 소형주 강세라고 읽는 게 맞습니다.
기사가 말하는 되돌림은 절반은 세금, 절반 이상은 달력이었습니다.
05해마다 그랬나 — 그리고 50억 이후
| 연말 | 판정일 | 눌림 | 되돌림 1주 | 수익 난 비율 |
|---|---|---|---|---|
| 2014 | 12-26 | −0.42% | −0.22% | 45.4% |
| 2015 | 12-28 | +1.40% | −0.22% | 45.1% |
| 2016 | 12-27 | +0.99% | +2.46% | 72.0% |
| 2017 | 12-26 | −3.21% | +2.41% | 69.5% |
| 2018 | 12-26 | −1.80% | +0.75% | 57.0% |
| 2019 | 12-26 | +1.31% | +0.41% | 53.1% |
| 2020 | 12-28 | −2.15% | +4.87% | 82.8% |
| 2021 | 12-28 | 0.00% | +1.00% | 60.6% |
| 2022 | 12-27 | −4.56% | −2.78% | 22.5% |
| 2023 | 12-26 | −1.04% | +1.19% | 64.5% |
| 2024 | 12-26 | +0.17% | +3.33% | 79.6% |
| 2025 | 12-26 | −1.58% | −0.14% | 47.9% |
12년 중 8년이 올랐습니다. 2014·2015·2025년은 거의 0이고, 2022년만 크게 졌습니다. 2022년 말은 눌림도 가장 깊었는데(−4.6%) 되돌림이 없었습니다. 그해 1월 첫 주 코스닥이 계속 밀렸기 때문입니다. 세금 매물이 걷혀도 장이 나쁘면 안 올라옵니다.
그리고 50억으로 완화된 뒤입니다. 2023년 64.5%, 2024년 79.6%, 2025년 47.9%.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4년은 12년 중 두 번째로 좋은 해였습니다. 양도세 대상이 확 줄었는데도 되돌림이 남아 있다는 건, 04절에서 본 대로 이 현상의 큰 몫이 세금이 아니라 연초 소형주 강세라는 뜻입니다.
06한계
표본이 12번입니다. 종목 수를 곱하면 수천 건이지만, 연말은 12번뿐입니다. 한 해의 장세가 그해 수천 건을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2022년이 그랬습니다). "12년 중 8년"이 이 글에서 가장 정직한 표현입니다.
시가총액은 근사치입니다. 상장주식수를 지금 값으로 썼습니다. 그 사이 증자·감자를 한 회사는 구간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순위가 뒤집힐 정도는 아닙니다.
상장폐지된 회사가 없습니다. 지금 상장된 종목만으로 만든 데이터입니다. 소형주 구간이 특히 좋게 나올 수 있습니다.
비용은 매수 0.22%만 뺐습니다. 매도 쪽 비용과 호가 차이는 없습니다. 소형주는 호가가 성겨서 실제로는 표보다 조금 더 나쁩니다.
07그래서 정리하면
- 판정일 앞 열흘, 소형주는 눌린다. 단 0.5%p 정도 (중앙값 −0.84% vs 아무 열흘 −0.36%)
- 판정일 다음날 소형주를 사면 2주 뒤 64%가 수익 (아무 날이나 45%)
- 그 되돌림의 절반 이상은 연초 소형주 강세다. 이틀 늦게 1월에 들어가도 59%
- 12년 중 8년 올랐고, 장이 나쁜 해(2022)엔 안 올랐다
- 문턱이 50억으로 올라간 뒤에도 안 사라졌다
"대주주 매물 나온다"는 기사를 보고 12월 중순에 소형주를 파는 건, 데이터로는 0.5%p를 아끼려고 2%p를 버리는 일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판정일 다음날 사는 건 12년 중 8년 통했습니다. 다만 통한 이유의 대부분이 "세금"이 아니라 "1월"이었고, 그 1월 효과는 장이 나쁘면 오지 않습니다.
연말에 팔 이유는 생각보다 약했고,
연초에 살 이유는 세금과 별로 관계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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