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대주주 피하려고 판다는데, 그 뒤엔 정말 오르나

국내주식 데이터 분석 · 연말 대주주 양도세

연말에 대주주 피하려고 판다는데,
그 뒤엔 정말 오르나

12월 마지막 주가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기사가 있습니다.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물에 코스닥 약세." 그리고 그다음 말도 정해져 있습니다. "판정일 지나면 되돌아온다." 12년 치 12번의 연말을 전부 세어봤습니다.

KOSPI·KOSDAQ 2,539종목 2014년 말 ~ 2025년 말 · 12회 시가총액 구간별 매수 수수료·세금 0.22% 차감

눌림은 있었는데 생각보다 작았고,
되돌림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 둘의 크기가 안 맞는다는 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01제도부터 짚고 갑니다

주식 양도세는 원래 대주주만 냅니다. 대주주 판정은 12월 31일 주주명부로 합니다. 한국 주식은 결제가 이틀 뒤(T+2)라, 12월 31일 명부에서 빠지려면 폐장일 2거래일 전까지 팔아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날을 판정일이라고 부릅니다.

기준 금액은 계속 바뀌었습니다. 종목당 보유액 기준이 2020년 10억 원까지 내려왔다가, 2023년 말부터 50억 원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그래서 "2023년 이후엔 이 효과가 사라졌어야 한다"는 게 자연스러운 예상입니다. 이것도 뒤에서 확인합니다.

이 글의 매매 규칙
  1. 눌림: 판정일 10거래일 전 종가 → 판정일 종가 (팔리는 구간)
  2. 되돌림: 판정일 다음날 시가에 사서 그날 종가 / 1일 / 1주 / 2주 / 1개월 뒤 시가에 판다
  3. 비교 삼아 1월 첫 거래일 시가에 사는 경우도 같이 잰다
  4. 살 때 수수료·세금 0.22%를 뺀다. 팔 때는 0%

시가총액은 1,000억 미만 / 1,000억~1조 / 1조 이상으로 나눴습니다. 대주주 매도는 개인 큰손이 지분을 많이 들고 있는 작은 회사에 몰린다는 게 통설이라서입니다. 기준선은 같은 종목들을 아무 날이나 같은 기간 들었을 때입니다.

중앙값은 결과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값입니다. 절반은 이보다 좋았고 절반은 나빴습니다. 몇 개의 대박에 끌려가는 평균과 달리 "보통 사람이 겪은 결과"에 가깝습니다.

02눌림: 있긴 한데 작다

판정일 앞 10거래일 수익률 · 12년 합산
시가총액건수오른 비율평균중앙값
1,000억 미만8,18840.9%−0.81%−0.84%
1,000억~1조13,49447.0%+0.50%−0.11%
1조 이상2,93353.0%+0.85%+0.44%
아무 10일이나 (기준선)614만45.3%+0.45%−0.36%

통설의 방향은 맞습니다. 작은 회사는 눌리고 큰 회사는 오릅니다. 같은 열흘 동안 시총 1조 이상은 중앙값 +0.44%, 1,000억 미만은 −0.84%입니다.

그런데 크기를 보면, 소형주의 눌림은 아무 열흘이나(−0.36%)보다 0.5%p 더 내린 것입니다. 기사 제목이 주는 느낌만큼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12년 중 소형주가 이 열흘 동안 중앙값으로 3% 넘게 빠진 해는 2017년(−3.2%)과 2022년(−4.6%) 두 번입니다.

03되돌림: 눌린 것보다 훨씬 크다

판정일 다음날 시가 매수 → N영업일 뒤 시가 매도 · 매수 0.22% 비용 후
보유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
1주1,000억 미만58.2%+2.32%+0.97%
1,000억~1조56.2%+2.49%+0.82%
1조 이상47.3%+0.80%−0.22%
아무 날이나44.4%+0.02%−0.41%
2주1,000억 미만64.0%+4.01%+2.10%
1,000억~1조58.1%+3.48%+1.43%
1조 이상51.9%+1.87%+0.44%
아무 날이나44.7%+0.47%−0.57%
1개월1,000억 미만58.8%+5.36%+2.06%
1,000억~1조52.5%+3.77%+0.70%
1조 이상50.4%+1.77%+0.20%
아무 날이나44.7%+0.67%−0.88%

판정일 다음날 소형주를 사서 2주 들면 64%가 수익입니다. 아무 날이나 사면 45%입니다. 19%p 차이는 이 블로그의 어떤 백테스트에서도 본 적 없는 크기입니다. 비용 0.22%를 빼고도 중앙값 +2.1%입니다.

하루짜리는 별로 없습니다. 판정일 다음날 하루만 들면 소형주 45.5%로 기준선(40.3%)보다 조금 나은 정도입니다. 효과는 하루가 아니라 1~2주에 걸쳐 나옵니다.

대주주 판정일 다음날 시가에 시총 1000억 미만 종목을 사면 2주 뒤 수익 난 비율이 64%로 기준선 45%보다 19%p 높고, 연도별로는 12년 중 8년이 플러스이며 2022년만 -2.8%로 크게 졌다. 매수 0.22% 비용 차감 후
왼쪽: 판정일 다음날 시가 매수 후 보유 기간별로 수익이 난 비율. 오른쪽: 시총 1,000억 미만 종목의 판정일 다음날 → 1주 뒤 중앙값, 연도별.

04눌림 0.5%p, 되돌림 2%p — 안 맞는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양도세 회피 매도 때문에 눌린 거라면, 되돌림은 눌린 만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눌림은 기준선 대비 0.5%p이고 되돌림은 2%p가 넘습니다. 4배입니다.

답은 달력에 있습니다. 판정일 다음날은 12월 28일 전후입니다. 거기서 2주를 들면 1월 중순까지입니다. 1월 초에 소형주가 오르는 현상은 세계 어느 시장에나 있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1월 효과"). 이 표의 되돌림에는 그것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둘을 떼어보려고 1월 첫 거래일 시가에 사는 경우를 따로 쟀습니다. 판정일 다음날부터 폐장일까지 이틀을 놓치고 들어가는 겁니다.

1월 첫 거래일 시가 매수 → 2주 뒤 시가 매도 · 매수 0.22% 비용 후
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
1,000억 미만58.9%+3.28%+1.38%
1,000억~1조50.4%+1.71%+0.06%
1조 이상49.6%+1.04%−0.04%
아무 날이나44.7%+0.47%−0.57%

이틀 늦게 들어가도 소형주는 여전히 59%입니다. 판정일 다음날 들어갔을 때(64%)보다 5%p 낮습니다. 그 5%p가 대략 "세금 회피 매도의 되돌림"이고, 나머지 14%p(59% − 45%)는 연초 소형주 강세라고 읽는 게 맞습니다.

기사가 말하는 되돌림은 절반은 세금, 절반 이상은 달력이었습니다.

05해마다 그랬나 — 그리고 50억 이후

시총 1,000억 미만 · 판정일 앞 10일 눌림 / 판정일 다음날 시가 → 1주 뒤 시가 · 중앙값
연말판정일눌림되돌림 1주수익 난 비율
201412-26−0.42%−0.22%45.4%
201512-28+1.40%−0.22%45.1%
201612-27+0.99%+2.46%72.0%
201712-26−3.21%+2.41%69.5%
201812-26−1.80%+0.75%57.0%
201912-26+1.31%+0.41%53.1%
202012-28−2.15%+4.87%82.8%
202112-280.00%+1.00%60.6%
202212-27−4.56%−2.78%22.5%
202312-26−1.04%+1.19%64.5%
202412-26+0.17%+3.33%79.6%
202512-26−1.58%−0.14%47.9%

12년 중 8년이 올랐습니다. 2014·2015·2025년은 거의 0이고, 2022년만 크게 졌습니다. 2022년 말은 눌림도 가장 깊었는데(−4.6%) 되돌림이 없었습니다. 그해 1월 첫 주 코스닥이 계속 밀렸기 때문입니다. 세금 매물이 걷혀도 장이 나쁘면 안 올라옵니다.

그리고 50억으로 완화된 뒤입니다. 2023년 64.5%, 2024년 79.6%, 2025년 47.9%.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4년은 12년 중 두 번째로 좋은 해였습니다. 양도세 대상이 확 줄었는데도 되돌림이 남아 있다는 건, 04절에서 본 대로 이 현상의 큰 몫이 세금이 아니라 연초 소형주 강세라는 뜻입니다.

06한계

표본이 12번입니다. 종목 수를 곱하면 수천 건이지만, 연말은 12번뿐입니다. 한 해의 장세가 그해 수천 건을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2022년이 그랬습니다). "12년 중 8년"이 이 글에서 가장 정직한 표현입니다.

시가총액은 근사치입니다. 상장주식수를 지금 값으로 썼습니다. 그 사이 증자·감자를 한 회사는 구간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순위가 뒤집힐 정도는 아닙니다.

상장폐지된 회사가 없습니다. 지금 상장된 종목만으로 만든 데이터입니다. 소형주 구간이 특히 좋게 나올 수 있습니다.

비용은 매수 0.22%만 뺐습니다. 매도 쪽 비용과 호가 차이는 없습니다. 소형주는 호가가 성겨서 실제로는 표보다 조금 더 나쁩니다.

07그래서 정리하면

12번의 연말
  1. 판정일 앞 열흘, 소형주는 눌린다. 단 0.5%p 정도 (중앙값 −0.84% vs 아무 열흘 −0.36%)
  2. 판정일 다음날 소형주를 사면 2주 뒤 64%가 수익 (아무 날이나 45%)
  3. 그 되돌림의 절반 이상은 연초 소형주 강세다. 이틀 늦게 1월에 들어가도 59%
  4. 12년 중 8년 올랐고, 장이 나쁜 해(2022)엔 안 올랐다
  5. 문턱이 50억으로 올라간 뒤에도 안 사라졌다

"대주주 매물 나온다"는 기사를 보고 12월 중순에 소형주를 파는 건, 데이터로는 0.5%p를 아끼려고 2%p를 버리는 일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판정일 다음날 사는 건 12년 중 8년 통했습니다. 다만 통한 이유의 대부분이 "세금"이 아니라 "1월"이었고, 그 1월 효과는 장이 나쁘면 오지 않습니다.

연말에 팔 이유는 생각보다 약했고,
연초에 살 이유는 세금과 별로 관계가 없었습니다.

KOSPI·KOSDAQ 2,539종목의 2014년 6월~2026년 8월 일봉(KRX 시세)을 사용했습니다. 판정일은 각 해 폐장일 2거래일 전(12월 26~28일)이고, 거래일 달력은 삼성전자 거래일로 잡았습니다. 시가총액 구간은 현재 상장주식수 × 그해 판정일 종가로 나눈 근사치입니다. 매매는 판정일 다음 거래일(또는 1월 첫 거래일) 시가 매수, N영업일 뒤 시가 매도로 계산했고, 기준선은 같은 종목들을 아무 날이나 같은 기간 들었을 때의 분포입니다. 표의 수치는 매수 시 수수료·세금 0.22%를 뺀 값이며 매도 비용과 슬리피지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 데이터 분석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에서 확인된 결과가 앞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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