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만 잘하면 된다? 612만 번 손절했더니 수익의 78%가 사라졌다

국내주식 데이터 분석 · 손절

손절만 잘하면 된다?
612만 번 손절했더니 수익의 78%가 사라졌다

"종목 고르는 건 운이고, 손절이 실력이다." 주식을 조금 해본 사람이면 다 들어본 말입니다. 그래서 종목 고르기를 아예 빼고 시험했습니다. 아무 종목이나 아무 날이나 사고, 손절선만 붙였습니다. 12년치 전 종목, 612만 번입니다.

KOSPI·KOSDAQ 2,550종목 · 6,116,570건 2014년 4월 ~ 2026년 8월 손절 3·5·10% · 익절 5·10% · 트레일링 매수 수수료·세금 0.22% 차감

손절은 약속한 것을 정확히 지켰습니다. 최악의 손실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그 대가로 가져간 것이 평균 수익의 78%였습니다.

01규칙

모든 매매의 뼈대
  1. 전 종목, 모든 거래일 시가에 산다 (= 아무거나 아무 날이나, 612만 번)
  2. 최대 1개월(20거래일) 들고, 그때까지 아무 일 없으면 시가에 판다
  3. 살 때 0.22%를 뺀다
여기에 붙이는 규칙 (장 마감 뒤 종가로 판단, 다음날 시가에 실행)
  1. 손절 s% — 종가가 산 값보다 s% 넘게 내려가 있으면 다음날 아침에 판다 (3·5·10%)
  2. 익절 t% — 종가가 t% 넘게 올라 있으면 판다 (5·10%)
  3. 트레일링 s% — 산 뒤 최고 종가에서 s% 빠지면 판다 (5·10%)
  4. 손절 + 익절 — 둘 중 먼저 오는 것

"종가로 판단, 다음날 시가에 실행"은 장중에 지켜보지 않는 사람이 실제로 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갭으로 뚫고 내려가면 손절선보다 아래에서 팔립니다. 실제와 같습니다.

표에는 승률·평균·중앙값과 함께 나쁜 쪽 5%(20번 중 1번은 이보다 나쁘다)와 발동 비율, 평균 보유일을 넣었습니다. 손절은 보유를 짧게 만드니, 짧아진 만큼 다시 살 수 있다는 점을 "한 달 자본 기준"(평균 ÷ 보유일 × 20일)으로 따로 봤습니다. 중앙값은 결과를 줄 세웠을 때 가운데 값입니다.

02손절선을 붙이면

아무 종목 아무 날 시가 매수 · 최대 1개월 · 전체 2,550종목 · 매수 0.22% 비용 후
규칙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나쁜 쪽 5%최악 1%발동평균 보유일한 달 자본 기준
규칙 없음44.7%+0.67%−0.88%−19.9%−32.7%—20.0+0.67%
손절 3%26.9%+0.15%−3.36%−8.4%−14.1%68.0%10.3+0.29%
손절 5%33.7%+0.20%−4.60%−10.3%−16.0%54.8%13.1+0.30%
손절 10%41.5%+0.27%−1.77%−14.5%−20.3%30.2%17.0+0.32%
트레일링 5%35.2%+0.08%−2.67%−9.4%−14.6%80.0%10.4+0.16%
트레일링 10%40.7%+0.21%−1.93%−13.7%−19.1%46.5%15.7+0.27%

먼저 손절이 약속을 지킨 것부터. 규칙 없이 한 달 들면 20번 중 1번은 −19.9%보다 나쁘고, 100번 중 1번은 −32.7%보다 나쁩니다. 손절 3%를 붙이면 그게 −8.4%와 −14.1%가 됩니다. 꼬리가 절반으로 잘립니다. 이게 손절이 파는 상품입니다.

그리고 값. 평균 수익이 +0.67%에서 +0.15%로 줄었습니다. 78%가 사라졌습니다. 수익 난 비율은 45%에서 27%로, 중앙값은 −0.88%에서 −3.36%로 내려갔습니다. 손절 3%는 68%의 매매에서 발동했습니다. 아무 종목이나 사면 한 달 안에 3% 눌리는 게 3번 중 2번이라는 뜻이고, 그 눌림의 대부분은 다시 올라올 눌림이었습니다. 손절은 그걸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손절해서 돈이 빨리 돌아오니 다시 사면 된다"도 봤습니다. 한 달 자본 기준으로 규칙 없음 +0.67%, 손절 3% +0.29%. 보유일이 절반으로 줄어도 절반 이상 뒤집니다.

아무 종목 아무 날 시가 매수 후 최대 1개월 보유에서 규칙 없음 평균 +0.67%, 손절 3% +0.15%, 손절 5% +0.20%, 손절 10% +0.27%, 익절 10% +0.59%로 손절은 평균 수익을 절반 넘게 줄였고, 대신 나쁜 쪽 5% 수익률은 -19.9%에서 손절 3% -8.4%로 절반이 됐다. 매수 0.22% 비용 차감 후
왼쪽: 규칙별 거래당 평균 수익. 막대 안은 수익 난 비율. 오른쪽: 같은 매매의 나쁜 쪽 5% 지점 수익률. 손절은 오른쪽을 사고 왼쪽을 낸다.

03익절, 그리고 둘 다

같은 조건 · 익절과 조합
규칙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나쁜 쪽 5%발동평균 보유일한 달 자본 기준
규칙 없음44.7%+0.67%−0.88%−19.9%—20.0+0.67%
익절 5%55.4%+0.40%+2.19%−18.6%47.0%14.2+0.56%
익절 10%48.3%+0.59%−0.22%−19.4%28.3%17.1+0.69%
손절 5% + 익절 10%37.1%+0.12%−4.20%−10.0%75.0%10.7+0.21%
손절 5% + 익절 5%43.9%−0.00%−2.29%−9.7%85.8%8.5−0.01%

익절 5%는 이 표에서 승률이 가장 높습니다(55.4%). 절반 넘게 이기고 중앙값도 +2.2%로 유일한 플러스입니다. 그런데 평균은 +0.40%로 규칙 없음보다 낮습니다. 오르는 종목을 5%에서 잘라버리니, 크게 갈 놈을 놓칩니다. 꼬리(−18.6%)는 그대로입니다. 승률을 사고 평균을 파는 거래입니다.

가장 많이 쓰는 조합인 손절 5% + 익절 5%는 평균이 정확히 0입니다. 86%의 매매가 8.5일 안에 어느 한쪽에 걸리고, 이기는 쪽과 지는 쪽이 상쇄돼 비용만 남습니다. 손절 5% + 익절 10%도 +0.12%로 사실상 같습니다.

규칙은 분포의 모양을 바꿉니다. 손절은 왼쪽 꼬리를 자르고, 익절은 오른쪽 꼬리를 자릅니다.
평균을 올리는 규칙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043개월 들면, 큰 종목이면

최대 보유를 3개월로 늘리면 그림이 더 분명해집니다. 규칙 없음 평균 +2.21%, 손절 3% +0.51%, 손절 5% +0.64%. 손절 3%는 82%의 매매에서 발동하고 승률은 16.9%입니다. 석 달 동안 한 번도 3% 안 눌리는 종목이 거의 없어서, 손절 3%는 사실상 "거의 다 손절"입니다. 나쁜 쪽 5%는 −30.5%에서 −8.9%로 잘립니다. 사는 것과 내는 것의 비율은 1개월과 같습니다.

시총 1,000억 이상 큰 종목만 보면 규칙 없음 평균 +1.37%(1개월), 손절 3% +0.51%, 손절 5% +0.66%, 손절 10% +0.89%. 큰 종목은 원래 평균이 높아 손절이 가져가는 몫이 63%로 조금 줄지만 방향은 같습니다. 꼬리는 −19.1%에서 −8.3%로 역시 절반입니다.

05그러면 손절은 틀린 건가

아닙니다. 이 글은 "손절이 수익을 올리는가"를 물었고, 답은 "아니다"입니다. 손절은 수익률 도구가 아니라 보험이었습니다. 보험은 기대값을 올리지 않습니다. 최악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냅니다. 이 데이터에서 그 보험료는 평균 수익의 60~80%였고, 보험금은 꼬리 절반이었습니다.

보험을 사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한 종목에 크게 넣은 사람, 빚으로 산 사람, −30%를 맞으면 다음 매매를 못 하는 사람. 그 사람에게 −32.7%는 기대값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고, 그때 손절 3%의 −14.1%는 78%를 내고 살 만한 것입니다.

반대로 여러 종목에 나눠서 들고, 한 번의 −30%를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 손절선은 되돌아올 눌림에서 3번 중 2번 내리는 장치였습니다. "손절이 실력"이라는 말은 이 데이터에서는 "보험 가입이 실력"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필요한 사람에게만 실력입니다.

06한계

아무 종목이나 산 경우입니다. 종목을 고르는 기준이 있으면 손절의 값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종목 선정과 무관하게 손절만으로 나아진다"는 주장은 여기서 기각됩니다.

종가 판단·다음날 시가 실행입니다. 장중 손절이나 예약 매도는 조금 다르지만, 갭 하락에서 더 나쁘게 팔리는 문제는 어느 쪽이든 있습니다.

비용은 매수 0.22%만 뺐습니다. 손절 규칙은 매매 횟수를 두 배로 늘리므로 실제 비용 차이는 표보다 더 큽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없습니다(있었으면 규칙 없음의 꼬리가 더 나쁩니다).

07그래서 정리하면

612만 번의 손절
  1. 손절 3%는 최악의 손실을 절반으로 줄였다 (나쁜 쪽 5%: −19.9% → −8.4%)
  2. 그 대가로 평균 수익의 78%를 가져갔다 (+0.67% → +0.15%). 5%·10%도 60~70%
  3. 손절 3%는 3번 중 2번 발동했고, 그 눌림의 대부분은 되돌아올 눌림이었다
  4. 익절은 승률을 올리고 평균을 내린다. 손절+익절은 평균 0
  5. 평균을 올리는 규칙은 없었다. 손절은 수익 도구가 아니라 보험이다

손절선을 긋기 전에 물어야 할 건 "몇 %에 그을까"가 아니라 "나는 보험이 필요한 사람인가"였습니다. 한 종목에 몰아넣었으면 필요합니다. 나눠 들었으면, 이 데이터에서 손절선은 수익의 3분의 2를 내고 산 안심이었습니다.

KOSPI·KOSDAQ 2,550종목의 2014년 4월~2026년 8월 일봉(KRX 시세)을 사용했습니다. 진입은 모든 거래일 시가(6,116,570건), 최대 보유 20거래일(3개월 표는 60거래일)이며, 규칙은 매일 종가로 판단해 다음 거래일 시가에 실행하는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큰 종목"은 시가총액 1,000억 이상·최근 60일 거래대금 중앙값 5억 이상인 949종목입니다. 표의 수치는 매수 시 수수료·세금 0.22%를 뺀 값이며 매도 비용과 슬리피지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 데이터 분석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에서 확인된 결과가 앞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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