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는 따라 사고
신저가는 줍지 마라, 진짜일까
차트 공부를 조금만 하면 꼭 듣는 말입니다. "52주 신고가는 강한 종목이니 따라 사라, 52주 신저가는 떨어지는 칼이니 줍지 마라." 11년 반 동안 신고가 10만 번, 신저가 17만 번이 그다음 어떻게 됐는지 전부 세어봤습니다.
01먼저 규칙을 정했습니다
"52주 신고가"는 그날 종가가 지난 1년 동안 어느 날 종가보다도 높다는 뜻으로 잡았습니다. 거래일로 250일입니다. 신저가는 그 반대입니다.
HTS는 보통 장중 고가로 신고가를 찍습니다. 이 글은 종가로 잽니다. 장중에 잠깐 찍고 밀린 날을 "신고가"로 세면, 그날 밀린 만큼이 결과에 섞여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 오늘 종가가 지난 250거래일 종가 최고보다 높다 (신고가) / 최저보다 낮다 (신저가)
- 종가로 확정되므로 그날은 살 수 없다. 다음날 시가에 산다
- 정해둔 기간을 채우면 시가에 판다
- 살 때 수수료·세금 0.22%를 뺀다. 팔 때는 0%로 놓았다
견줄 대상은 같은 종목들을 아무 날이나 샀을 때입니다. 같은 비용을 뺐습니다. "승률 44%"만 봐서는 잘한 건지 원래 그런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표마다 숫자가 세 개씩 나옵니다. 그중 중앙값은 이 글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라 먼저 정해둡니다.
중앙값은 모든 매매의 결과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한 줄로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있는 값입니다. 절반은 이보다 좋았고, 절반은 이보다 나빴습니다. "이 매매를 한 보통 사람이 겪은 결과"에 가장 가깝습니다.
평균은 전부 더해서 건수로 나눈 값입니다. 몇 개의 큰 수익이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0명 중 9명이 −3%, 1명이 +50%면 평균은 +2.3%이고 중앙값은 −3%입니다. 둘이 크게 다르면 소수의 대박이 평균을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 그런 곳이 나옵니다.
02다음날은 어떻게 시작하나
상한가 다음날은 평균 +6.8% 높게 열렸습니다 (상한가 이후 매수 승률 글). 신고가·신저가 다음날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 건수 | 갭 평균 | 갭 중앙값 | 오른 채로 시작 | |
|---|---|---|---|---|
| 신고가 다음날 | 103,026 | +0.56% | 0.00% | 48.9% |
| 신저가 다음날 | 168,194 | −0.31% | 0.00% | 34.9% |
신고가 다음날은 반반입니다. 절반은 오른 채로, 절반은 내린 채로 엽니다. 신저가 다음날은 3번 중 2번이 더 내려서 시작합니다. "떨어지는 칼"이라는 말이 시초가까지는 맞습니다.
문제는 그 시가에 산 다음입니다.
03신고가를 따라 샀더니
| 보유 | 수익 난 비율 | 기준선 | 평균 | 기준선 | 중앙값 | 기준선 |
|---|---|---|---|---|---|---|
| 그날 종가 | 40.5% | 40.3% | −0.44% | −0.28% | −0.54% | −0.32% |
| 1일 | 42.8% | 42.5% | −0.14% | −0.16% | −0.49% | −0.22% |
| 1주 | 43.0% | 44.4% | +0.06% | +0.02% | −1.08% | −0.41% |
| 1개월 | 43.6% | 44.7% | +1.10% | +0.67% | −2.26% | −0.88% |
| 3개월 | 43.2% | 43.5% | +2.51% | +2.21% | −4.14% | −2.11% |
| 6개월 | 42.7% | 43.3% | +6.97% | +5.22% | −5.86% | −3.24% |
세 숫자가 서로 다른 말을 합니다.
수익 난 비율은 1주 이상 들면 기준선보다 조금 낮습니다. 신고가를 따라 산 사람이 아무거나 산 사람보다 더 자주 이기지 않았습니다.
평균은 기준선보다 높습니다. 6개월이면 +7.0%로, 아무거나 샀을 때(+5.2%)보다 1.7%p 낫습니다.
중앙값은 기준선보다 훨씬 낮습니다. 6개월 −5.9%입니다. 신고가를 따라 산 사람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면 가운데 사람은 반년 뒤 5.9%를 잃고 있습니다.
신고가 종목 중 몇 개가 크게 갑니다. 두 배, 세 배가 되는 종목이 여기서 나옵니다. 그 몇 개가 평균을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고가는 거기서 꺾입니다. 그래서 가운데 사람은 잃습니다.
"신고가 따라 사면 돈 번다"는 말은 여러 개를 사서 오래 들고 있는 사람에게만 맞는 말입니다. 한두 개 사서 몇 주 보는 사람은 중앙값을 경험합니다.
04신저가를 주웠더니
| 보유 | 수익 난 비율 | 기준선 | 평균 | 기준선 | 중앙값 | 기준선 |
|---|---|---|---|---|---|---|
| 그날 종가 | 45.9% | 40.3% | −0.11% | −0.28% | −0.22% | −0.32% |
| 1일 | 45.2% | 42.5% | −0.31% | −0.16% | −0.22% | −0.22% |
| 1주 | 50.5% | 44.4% | +0.60% | +0.02% | +0.07% | −0.41% |
| 1개월 | 52.7% | 44.7% | +2.90% | +0.67% | +0.72% | −0.88% |
| 3개월 | 51.3% | 43.5% | +5.66% | +2.21% | +0.54% | −2.11% |
| 6개월 | 50.0% | 43.3% | +8.46% | +5.22% | −0.02% | −3.24% |
전부 기준선 위입니다. 수익 난 비율도, 평균도, 중앙값도요.
1개월 보유면 53%가 수익입니다. 아무거나 샀을 때(45%)보다 8%p 높습니다. 이 글의 어느 표에서도 이만한 차이는 다시 나오지 않습니다.
1일 보유만 살짝 마이너스인데, 신저가 다음날 시가가 이미 내려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지나면서부터 되돌립니다. 비용 0.22%를 빼고도 1개월 중앙값이 +0.72%로, 가운데 사람도 남깁니다.
격언은 "신고가는 사고 신저가는 피하라"인데, 가운데 사람의 경험은 정확히 그 반대였습니다.
05큰 종목만 보면
시가총액 1,000억 이상, 거래대금이 어느 정도 되는 949종목만 따로 봤습니다. 신고가 쪽이 여기서 달라집니다.
| 보유 | 수익 난 비율 | 평균 | 중앙값 | |
|---|---|---|---|---|
| 1개월 | 신고가 다음날 | 47.2% | +2.64% | −1.00% |
| 신저가 다음날 | 55.2% | +3.16% | +1.38% | |
| 아무 날이나 | 47.4% | +1.37% | −0.48% | |
| 3개월 | 신고가 다음날 | 48.4% | +6.55% | −1.03% |
| 신저가 다음날 | 55.7% | +7.57% | +2.43% | |
| 아무 날이나 | 47.9% | +4.59% | −0.70% | |
| 6개월 | 신고가 다음날 | 49.8% | +14.19% | −0.22% |
| 신저가 다음날 | 55.6% | +13.02% | +3.11% | |
| 아무 날이나 | 49.0% | +10.37% | −0.40% |
큰 종목의 신고가는 평균에서 확실히 이깁니다. 6개월 +14.2%로, 아무거나 샀을 때(+10.4%)보다 3.8%p 높습니다. "큰 회사가 신고가를 내면 추세가 이어진다"는 말은 평균으로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수익 난 비율은 기준선과 같고, 중앙값은 기준선 아래입니다. 구조는 전체 종목과 똑같습니다. 몇 개가 크게 가고, 대부분은 아닙니다. 큰 종목이라 그 "몇 개"가 조금 더 많을 뿐입니다.
신저가는 큰 종목에서도 전부 이깁니다. 1개월 승률 55.2%입니다.
06거래량이 터진 날은
"거래량 실린 신고가가 진짜"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호일 거래량이 직전 20일 평균의 2배 이상인 날을 따로 봤습니다.
| 건수 | 수익 난 비율 | 평균 | 중앙값 | |
|---|---|---|---|---|
| 신고가 · 거래량 2배 이상 | 42,678 | 41.0% | +0.69% | −3.66% |
| 신고가 · 거래량 2배 미만 | 59,911 | 45.4% | +1.38% | −1.46% |
| 신저가 · 거래량 2배 이상 | 29,712 | 56.9% | +5.21% | +1.96% |
| 신저가 · 거래량 2배 미만 | 137,303 | 51.9% | +2.41% | +0.47% |
반대였습니다. 거래량이 터진 신고가는 조용한 신고가보다 더 나빴습니다. 수익 난 비율 41%, 중앙값 −3.7%입니다. 모두가 달려든 날이 꼭대기인 경우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입니다.
신저가는 그 반대로, 거래량이 터지며 깨진 날이 더 잘 되돌렸습니다. 투매가 나온 날 산 사람이 57%는 한 달 뒤 수익이었습니다.
07얼마나 크게 뚫었느냐
직전 52주 고점을 살짝 넘긴 날과 크게 넘긴 날은 다릅니다. 넘긴 폭으로 나눴습니다.
| 폭 | 신고가 다음날 | 신저가 다음날 | ||
|---|---|---|---|---|
| 수익 난 비율 | 중앙값 | 수익 난 비율 | 중앙값 | |
| 0~1% | 47.0% | −0.55% | 46.5% | −0.77% |
| 1~3% | 44.8% | −1.79% | 50.6% | +0.15% |
| 3~7% | 42.2% | −3.31% | 59.6% | +3.22% |
| 7% 이상 | 37.8% | −6.83% | 73.3% | +12.40% |
신고가는 크게 뚫을수록 나빠집니다. 고점을 7% 넘게 뛰어넘은 날(대개 급등한 날입니다) 다음날 사면 3번 중 1번만 수익이고, 가운데 사람은 한 달 뒤 6.8%를 잃습니다. 살짝 넘긴 신고가가 그나마 기준선 수준이었습니다.
신저가는 크게 깨질수록 되돌림이 큽니다. 저점을 7% 넘게 뚫고 내려간 날 다음날 사면 4번 중 3번이 한 달 뒤 수익, 중앙값 +12.4%입니다.
이 마지막 줄이 이 글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숫자입니다. 그리고 가장 믿으면 안 되는 숫자입니다. 이유는 09절에 있습니다.
08해마다 그랬나
11년 반을 한 덩어리로 보면 어느 한 해가 결과를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연도별로 그해 기준선과의 평균 차이만 봤습니다.
| 연도 | 신고가 다음날 | 신저가 다음날 |
|---|---|---|
| 2015 | −4.01%p | +1.15%p |
| 2016 | −1.05%p | +1.78%p |
| 2017 | +0.37%p | +1.07%p |
| 2018 | −0.14%p | +2.44%p |
| 2019 | −1.15%p | +1.71%p |
| 2020 | −0.47%p | +8.83%p |
| 2021 | +0.63%p | +2.38%p |
| 2022 | +0.44%p | +3.47%p |
| 2023 | +0.68%p | +1.50%p |
| 2024 | +0.04%p | +2.74%p |
| 2025 | +1.33%p | +1.92%p |
| 2026 (8월까지) | +2.19%p | +1.54%p |
신저가는 12년 중 12년 기준선 위입니다. 2020년(코로나 반등)이 유난히 크긴 하지만, 그해를 빼도 매년 1~3.5%p 위입니다.
신고가는 갈렸습니다. 2015~2020년은 다섯 해가 기준선 아래였고, 2021년부터 6년 연속 위입니다. 최근 몇 년은 신고가를 따라 사는 게 평균으로 통했습니다. 2015~2016년에 같은 짓을 했으면 기준선보다 1~4%p 못 벌었습니다.
신저가 줍기는 장세를 안 탔고, 신고가 따라사기는 장세를 탔습니다.
09함정 — 망한 회사가 데이터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신저가를 주우러 가고 싶어집니다. 그 전에 이걸 봐야 합니다.
이 글의 데이터는 2026년 8월 현재 상장돼 있는 2,550종목입니다. 지난 11년 동안 상장폐지된 회사는 한 종목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상장폐지되는 회사는 어떻게 사라질까요. 신저가를 내고, 또 내고, 계속 내다가 사라집니다. 그 회사들이 낸 신저가는 이 글의 17만 건에 없습니다. 남아 있는 건 신저가를 내고도 살아남은 회사의 신저가뿐입니다.
신고가 쪽은 이 문제가 훨씬 덜합니다. 망하는 회사는 신고가를 잘 안 냅니다. 그래서 "신고가 따라사기는 가운데 사람이 잃는다"는 결론은 그대로 서 있고, "신저가 줍기가 낫다"는 결론은 살아남을 회사를 고를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나머지 한계도 적어둡니다.
비용은 매수 때 0.22%만 뺐습니다. 매도 때 세금과 수수료, 호가 차이(슬리피지)는 넣지 않았습니다. 실제로는 표보다 조금씩 더 나쁩니다. 신고가 1개월 중앙값(−2.26%)은 더 내려가고, 신저가 1개월 중앙값(+0.72%)은 더 얇아집니다.
같은 종목이 며칠 연속 신호를 냅니다. 신고가를 낸 종목은 다음날 또 신고가를 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10만 건이 서로 독립인 10만 번의 실험은 아닙니다. 실제 표본은 그보다 적습니다.
2025년 3월부터는 KRX 단독 시세입니다. 넥스트레이드(NXT)가 열린 뒤 일부 종목의 KRX 종가는 통합 종가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신고가 판정이 몇 원 차이로 갈리는 날이 있었을 겁니다.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닙니다.
ETF·스팩이 20종목쯤 섞여 있습니다. 전체의 1% 미만입니다.
10그래서 정리하면
- 신고가를 따라 사면 이기는 비율은 기준선보다 낮고, 평균은 조금 높고, 가운데 사람은 잃는다 (6개월 중앙값 −5.9%)
- 거래량 터진 신고가, 크게 뛴 신고가일수록 더 나쁘다
- 큰 종목 신고가는 평균으로는 확실히 이긴다 (6개월 +14.2% vs +10.4%)
- 신저가를 주우면 모든 기간, 모든 해에 기준선 위 (1개월 승률 53% vs 45%)
- 단, 신저가 숫자는 망한 회사가 빠져서 실제보다 좋게 나온 것이다
"신고가는 따라 사라"는 말은 여러 종목을 사서 오래 들고, 대부분이 꺾여도 몇 개의 대박으로 메우는 사람에게 맞는 말입니다. 한두 종목을 사서 한 달 보는 사람에게는 틀린 말입니다. 그 사람은 중앙값을 경험합니다.
"신저가는 줍지 마라"는 말은 어느 회사가 망할지 모른다면 맞는 말입니다. 살아남은 회사만 놓고 보면 신저가 줍기가 이 글에서 가장 꾸준히 이긴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살아남은"을 미리 아는 게 어렵다는 걸 격언이 알고 있는 겁니다.
격언은 평균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존의 이야기였습니다. 신고가는 대박 몇 개를, 신저가는 망하는 회사 몇 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둘 다 가운데 사람의 경험과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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