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는 따라 사고 신저가는 줍지 마라, 진짜일까

국내주식 데이터 분석 · 52주 신고가·신저가

신고가는 따라 사고
신저가는 줍지 마라, 진짜일까

차트 공부를 조금만 하면 꼭 듣는 말입니다. "52주 신고가는 강한 종목이니 따라 사라, 52주 신저가는 떨어지는 칼이니 줍지 마라." 11년 반 동안 신고가 10만 번, 신저가 17만 번이 그다음 어떻게 됐는지 전부 세어봤습니다.

KOSPI·KOSDAQ 2,550종목 2015년 4월 ~ 2026년 8월 신고가 103,026건 · 신저가 168,194건 매수 수수료·세금 0.22% 차감

둘 중 하나는 격언과 반대였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나온 그쪽에 이 글에서 가장 큰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숫자를 먼저 보고, 함정은 뒤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01먼저 규칙을 정했습니다

"52주 신고가"는 그날 종가가 지난 1년 동안 어느 날 종가보다도 높다는 뜻으로 잡았습니다. 거래일로 250일입니다. 신저가는 그 반대입니다.

HTS는 보통 장중 고가로 신고가를 찍습니다. 이 글은 종가로 잽니다. 장중에 잠깐 찍고 밀린 날을 "신고가"로 세면, 그날 밀린 만큼이 결과에 섞여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매매 규칙
  1. 오늘 종가가 지난 250거래일 종가 최고보다 높다 (신고가) / 최저보다 낮다 (신저가)
  2. 종가로 확정되므로 그날은 살 수 없다. 다음날 시가에 산다
  3. 정해둔 기간을 채우면 시가에 판다
  4. 살 때 수수료·세금 0.22%를 뺀다. 팔 때는 0%로 놓았다

견줄 대상은 같은 종목들을 아무 날이나 샀을 때입니다. 같은 비용을 뺐습니다. "승률 44%"만 봐서는 잘한 건지 원래 그런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표마다 숫자가 세 개씩 나옵니다. 그중 중앙값은 이 글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라 먼저 정해둡니다.

평균과 중앙값

중앙값은 모든 매매의 결과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한 줄로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있는 값입니다. 절반은 이보다 좋았고, 절반은 이보다 나빴습니다. "이 매매를 한 보통 사람이 겪은 결과"에 가장 가깝습니다.

평균은 전부 더해서 건수로 나눈 값입니다. 몇 개의 큰 수익이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0명 중 9명이 −3%, 1명이 +50%면 평균은 +2.3%이고 중앙값은 −3%입니다. 둘이 크게 다르면 소수의 대박이 평균을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 그런 곳이 나옵니다.

02다음날은 어떻게 시작하나

상한가 다음날은 평균 +6.8% 높게 열렸습니다 (상한가 이후 매수 승률 글). 신고가·신저가 다음날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신호일 종가 → 다음날 시가 · 전체 종목
건수갭 평균갭 중앙값오른 채로 시작
신고가 다음날103,026+0.56%0.00%48.9%
신저가 다음날168,194−0.31%0.00%34.9%

신고가 다음날은 반반입니다. 절반은 오른 채로, 절반은 내린 채로 엽니다. 신저가 다음날은 3번 중 2번이 더 내려서 시작합니다. "떨어지는 칼"이라는 말이 시초가까지는 맞습니다.

문제는 그 시가에 산 다음입니다.

03신고가를 따라 샀더니

신고가 다음날 시가 매수 → N영업일 뒤 시가 매도 · 전체 종목 · 매수 0.22% 비용 후
보유수익 난 비율기준선평균기준선중앙값기준선
그날 종가40.5%40.3%−0.44%−0.28%−0.54%−0.32%
1일42.8%42.5%−0.14%−0.16%−0.49%−0.22%
1주43.0%44.4%+0.06%+0.02%−1.08%−0.41%
1개월43.6%44.7%+1.10%+0.67%−2.26%−0.88%
3개월43.2%43.5%+2.51%+2.21%−4.14%−2.11%
6개월42.7%43.3%+6.97%+5.22%−5.86%−3.24%

세 숫자가 서로 다른 말을 합니다.

수익 난 비율은 1주 이상 들면 기준선보다 조금 낮습니다. 신고가를 따라 산 사람이 아무거나 산 사람보다 더 자주 이기지 않았습니다.

평균은 기준선보다 높습니다. 6개월이면 +7.0%로, 아무거나 샀을 때(+5.2%)보다 1.7%p 낫습니다.

중앙값은 기준선보다 훨씬 낮습니다. 6개월 −5.9%입니다. 신고가를 따라 산 사람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면 가운데 사람은 반년 뒤 5.9%를 잃고 있습니다.

평균은 이기는데 중앙값은 지는 이유

신고가 종목 중 몇 개가 크게 갑니다. 두 배, 세 배가 되는 종목이 여기서 나옵니다. 그 몇 개가 평균을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고가는 거기서 꺾입니다. 그래서 가운데 사람은 잃습니다.

"신고가 따라 사면 돈 번다"는 말은 여러 개를 사서 오래 들고 있는 사람에게만 맞는 말입니다. 한두 개 사서 몇 주 보는 사람은 중앙값을 경험합니다.

04신저가를 주웠더니

신저가 다음날 시가 매수 → N영업일 뒤 시가 매도 · 전체 종목 · 매수 0.22% 비용 후
보유수익 난 비율기준선평균기준선중앙값기준선
그날 종가45.9%40.3%−0.11%−0.28%−0.22%−0.32%
1일45.2%42.5%−0.31%−0.16%−0.22%−0.22%
1주50.5%44.4%+0.60%+0.02%+0.07%−0.41%
1개월52.7%44.7%+2.90%+0.67%+0.72%−0.88%
3개월51.3%43.5%+5.66%+2.21%+0.54%−2.11%
6개월50.0%43.3%+8.46%+5.22%−0.02%−3.24%

전부 기준선 위입니다. 수익 난 비율도, 평균도, 중앙값도요.

1개월 보유면 53%가 수익입니다. 아무거나 샀을 때(45%)보다 8%p 높습니다. 이 글의 어느 표에서도 이만한 차이는 다시 나오지 않습니다.

1일 보유만 살짝 마이너스인데, 신저가 다음날 시가가 이미 내려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지나면서부터 되돌립니다. 비용 0.22%를 빼고도 1개월 중앙값이 +0.72%로, 가운데 사람도 남깁니다.

52주 신저가 다음날 매수는 1주에서 6개월까지 모든 보유기간에서 수익 난 비율이 기준선보다 6~8%p 높은 반면, 52주 신고가 다음날 매수는 수익 난 비율이 기준선보다 낮고 중앙값이 6개월 -5.9%까지 계속 내려간다. 매수 0.22% 비용 차감 후
왼쪽: 보유 기간별로 수익이 난 비율. 회색은 같은 종목을 아무 날이나 샀을 때. 오른쪽: 같은 매매의 중앙값 수익률. 매수 0.22% 비용을 뺀 값.
격언은 "신고가는 사고 신저가는 피하라"인데, 가운데 사람의 경험은 정확히 그 반대였습니다.

05큰 종목만 보면

시가총액 1,000억 이상, 거래대금이 어느 정도 되는 949종목만 따로 봤습니다. 신고가 쪽이 여기서 달라집니다.

큰 종목만 · 다음날 시가 매수 → N영업일 뒤 시가 매도 · 매수 0.22% 비용 후
보유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
1개월신고가 다음날47.2%+2.64%−1.00%
신저가 다음날55.2%+3.16%+1.38%
아무 날이나47.4%+1.37%−0.48%
3개월신고가 다음날48.4%+6.55%−1.03%
신저가 다음날55.7%+7.57%+2.43%
아무 날이나47.9%+4.59%−0.70%
6개월신고가 다음날49.8%+14.19%−0.22%
신저가 다음날55.6%+13.02%+3.11%
아무 날이나49.0%+10.37%−0.40%

큰 종목의 신고가는 평균에서 확실히 이깁니다. 6개월 +14.2%로, 아무거나 샀을 때(+10.4%)보다 3.8%p 높습니다. "큰 회사가 신고가를 내면 추세가 이어진다"는 말은 평균으로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수익 난 비율은 기준선과 같고, 중앙값은 기준선 아래입니다. 구조는 전체 종목과 똑같습니다. 몇 개가 크게 가고, 대부분은 아닙니다. 큰 종목이라 그 "몇 개"가 조금 더 많을 뿐입니다.

신저가는 큰 종목에서도 전부 이깁니다. 1개월 승률 55.2%입니다.

06거래량이 터진 날은

"거래량 실린 신고가가 진짜"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호일 거래량이 직전 20일 평균의 2배 이상인 날을 따로 봤습니다.

거래량 동반 여부 · 1개월 보유 · 전체 종목 · 매수 0.22% 비용 후
건수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
신고가 · 거래량 2배 이상42,67841.0%+0.69%−3.66%
신고가 · 거래량 2배 미만59,91145.4%+1.38%−1.46%
신저가 · 거래량 2배 이상29,71256.9%+5.21%+1.96%
신저가 · 거래량 2배 미만137,30351.9%+2.41%+0.47%

반대였습니다. 거래량이 터진 신고가는 조용한 신고가보다 더 나빴습니다. 수익 난 비율 41%, 중앙값 −3.7%입니다. 모두가 달려든 날이 꼭대기인 경우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입니다.

신저가는 그 반대로, 거래량이 터지며 깨진 날이 더 잘 되돌렸습니다. 투매가 나온 날 산 사람이 57%는 한 달 뒤 수익이었습니다.

07얼마나 크게 뚫었느냐

직전 52주 고점을 살짝 넘긴 날과 크게 넘긴 날은 다릅니다. 넘긴 폭으로 나눴습니다.

직전 52주 고점·저점 대비 폭 · 1개월 보유 · 전체 종목 · 매수 0.22% 비용 후
폭신고가 다음날신저가 다음날
수익 난 비율중앙값수익 난 비율중앙값
0~1%47.0%−0.55%46.5%−0.77%
1~3%44.8%−1.79%50.6%+0.15%
3~7%42.2%−3.31%59.6%+3.22%
7% 이상37.8%−6.83%73.3%+12.40%

신고가는 크게 뚫을수록 나빠집니다. 고점을 7% 넘게 뛰어넘은 날(대개 급등한 날입니다) 다음날 사면 3번 중 1번만 수익이고, 가운데 사람은 한 달 뒤 6.8%를 잃습니다. 살짝 넘긴 신고가가 그나마 기준선 수준이었습니다.

신저가는 크게 깨질수록 되돌림이 큽니다. 저점을 7% 넘게 뚫고 내려간 날 다음날 사면 4번 중 3번이 한 달 뒤 수익, 중앙값 +12.4%입니다.

이 마지막 줄이 이 글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숫자입니다. 그리고 가장 믿으면 안 되는 숫자입니다. 이유는 09절에 있습니다.

08해마다 그랬나

11년 반을 한 덩어리로 보면 어느 한 해가 결과를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연도별로 그해 기준선과의 평균 차이만 봤습니다.

1개월 보유 · 그해 아무 날이나 샀을 때 대비 평균 차이 · 전체 종목
연도신고가 다음날신저가 다음날
2015−4.01%p+1.15%p
2016−1.05%p+1.78%p
2017+0.37%p+1.07%p
2018−0.14%p+2.44%p
2019−1.15%p+1.71%p
2020−0.47%p+8.83%p
2021+0.63%p+2.38%p
2022+0.44%p+3.47%p
2023+0.68%p+1.50%p
2024+0.04%p+2.74%p
2025+1.33%p+1.92%p
2026 (8월까지)+2.19%p+1.54%p

신저가는 12년 중 12년 기준선 위입니다. 2020년(코로나 반등)이 유난히 크긴 하지만, 그해를 빼도 매년 1~3.5%p 위입니다.

신고가는 갈렸습니다. 2015~2020년은 다섯 해가 기준선 아래였고, 2021년부터 6년 연속 위입니다. 최근 몇 년은 신고가를 따라 사는 게 평균으로 통했습니다. 2015~2016년에 같은 짓을 했으면 기준선보다 1~4%p 못 벌었습니다.

신저가 줍기는 장세를 안 탔고, 신고가 따라사기는 장세를 탔습니다.

09함정 — 망한 회사가 데이터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신저가를 주우러 가고 싶어집니다. 그 전에 이걸 봐야 합니다.

이 글의 데이터는 2026년 8월 현재 상장돼 있는 2,550종목입니다. 지난 11년 동안 상장폐지된 회사는 한 종목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상장폐지되는 회사는 어떻게 사라질까요. 신저가를 내고, 또 내고, 계속 내다가 사라집니다. 그 회사들이 낸 신저가는 이 글의 17만 건에 없습니다. 남아 있는 건 신저가를 내고도 살아남은 회사의 신저가뿐입니다.

그래서 신저가 쪽 숫자는 실제보다 좋게 나옵니다. 얼마나 좋게 나오는지는 이 데이터로는 잴 수 없습니다. 특히 07절의 "7% 넘게 깨진 신저가 → 4번 중 3번 수익"은 크게 깨진 날이 망하는 회사에 가장 많이 나오는 날이라 가장 크게 부풀려졌을 겁니다.

신고가 쪽은 이 문제가 훨씬 덜합니다. 망하는 회사는 신고가를 잘 안 냅니다. 그래서 "신고가 따라사기는 가운데 사람이 잃는다"는 결론은 그대로 서 있고, "신저가 줍기가 낫다"는 결론은 살아남을 회사를 고를 수 있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나머지 한계도 적어둡니다.

비용은 매수 때 0.22%만 뺐습니다. 매도 때 세금과 수수료, 호가 차이(슬리피지)는 넣지 않았습니다. 실제로는 표보다 조금씩 더 나쁩니다. 신고가 1개월 중앙값(−2.26%)은 더 내려가고, 신저가 1개월 중앙값(+0.72%)은 더 얇아집니다.

같은 종목이 며칠 연속 신호를 냅니다. 신고가를 낸 종목은 다음날 또 신고가를 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10만 건이 서로 독립인 10만 번의 실험은 아닙니다. 실제 표본은 그보다 적습니다.

2025년 3월부터는 KRX 단독 시세입니다. 넥스트레이드(NXT)가 열린 뒤 일부 종목의 KRX 종가는 통합 종가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신고가 판정이 몇 원 차이로 갈리는 날이 있었을 겁니다.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닙니다.

ETF·스팩이 20종목쯤 섞여 있습니다. 전체의 1% 미만입니다.

10그래서 정리하면

신고가 10만 번, 신저가 17만 번 다음날
  1. 신고가를 따라 사면 이기는 비율은 기준선보다 낮고, 평균은 조금 높고, 가운데 사람은 잃는다 (6개월 중앙값 −5.9%)
  2. 거래량 터진 신고가, 크게 뛴 신고가일수록 더 나쁘다
  3. 큰 종목 신고가는 평균으로는 확실히 이긴다 (6개월 +14.2% vs +10.4%)
  4. 신저가를 주우면 모든 기간, 모든 해에 기준선 위 (1개월 승률 53% vs 45%)
  5. 단, 신저가 숫자는 망한 회사가 빠져서 실제보다 좋게 나온 것이다

"신고가는 따라 사라"는 말은 여러 종목을 사서 오래 들고, 대부분이 꺾여도 몇 개의 대박으로 메우는 사람에게 맞는 말입니다. 한두 종목을 사서 한 달 보는 사람에게는 틀린 말입니다. 그 사람은 중앙값을 경험합니다.

"신저가는 줍지 마라"는 말은 어느 회사가 망할지 모른다면 맞는 말입니다. 살아남은 회사만 놓고 보면 신저가 줍기가 이 글에서 가장 꾸준히 이긴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살아남은"을 미리 아는 게 어렵다는 걸 격언이 알고 있는 겁니다.

격언은 평균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존의 이야기였습니다. 신고가는 대박 몇 개를, 신저가는 망하는 회사 몇 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둘 다 가운데 사람의 경험과는 다릅니다.

KOSPI·KOSDAQ 2,550종목의 2014년 4월~2026년 8월 일봉을 사용했습니다 (신호는 250거래일 이력이 쌓인 2015년 4월부터). 신고가·신저가는 종가 기준 직전 250거래일 종가 최고·최저로 판정했습니다. "큰 종목만"은 시가총액 1,000억 이상 + 최근 60일 거래대금 중앙값 5억 이상인 949종목입니다. 모든 매매는 신호 다음 영업일 시가에 매수하고 N영업일 뒤 시가에 매도하는 것으로 계산했으며, 기준선은 같은 종목들을 아무 날이나 같은 기간 들고 있었을 때의 분포입니다. 표의 수치는 매수 시 수수료·세금 0.22%를 뺀 값이고 매도 비용과 슬리피지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데이터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 데이터 분석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에서 확인된 결과가 앞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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