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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아무거나 사면 수익 날 확률은 반반일까? 615만 시점 전수 계산

국내주식 데이터 분석 · 기준선

주식을 아무거나 사면
수익 날 확률은 반반일까

종목도 안 고르고, 시점도 안 고르고, 그냥 아무 때나 아무거나 산다면 오를 확률과 내릴 확률은 반반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주식 2,580종목의 모든 날을 전부 계산해봤습니다.

KOSPI·KOSDAQ 2,580종목 일봉 전 구간 615만 시점 전수 계산 수수료·세금 제외

동전 던지기라면 50%여야 합니다.
실제로는 한 번도 50%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보유 기간을 하루로 잡든 2년으로 잡든 마찬가지였습니다.

01표본을 뽑지 않고 전부 계산했습니다

"무작위로 사면"을 확인하는 흔한 방법은 아무 날이나 몇 백 번 뽑아보는 겁니다. 그러면 뽑기 운에 따라 답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경우를 전부 계산했습니다. 종목 2,580개 × 상장 이후 모든 날 = 615만 개의 시점입니다. "N일 뒤에 올랐나"를 615만 번 세었으니 이건 표본이 아니라 전수입니다.

두 가지로 나눠 봤습니다. 하나는 정말 아무 종목이나(2,580개),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종목만 (시가총액 1,000억 이상 · 하루 거래대금 5억 이상 · 796개)입니다.

02결과 — 50%는 없었습니다

보유 기간별 수익 확률은 42~51%로 50%에 못 미치고, 평균 수익률은 오르는데 중앙값은 마이너스다
왼쪽: 보유 기간별로 수익이 난 비율. 오른쪽: 같은 데이터의 평균과 중앙값.
수익이 난 비율
보유 기간아무 종목이나큰 종목만
1일43.97%45.09%
1주45.23%47.03%
1개월44.97%47.65%
6개월43.65%48.85%
1년42.64%49.32%
2년42.04%51.30%

아무 종목이나 사면 10번 중 4번 조금 넘게 수익이 납니다. 그리고 오래 들고 있어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떨어집니다.

규모가 되는 종목으로 좁히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보유가 길어질수록 올라가서 2년을 들고 있으면 51.3%로 겨우 반을 넘습니다. "아무거나"와 "큰 것만"의 차이가 1년 기준 6.7%p입니다. 종목을 고르는 행위 자체에 값어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03왜 반반이 아닌가

시장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계산 구조 때문입니다.

가격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움직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10,000원짜리 주식
  1. 10% 오른다 → 11,000원
  2. 10% 내린다 → 11,000 × 0.9 = 9,900원

오르고 내렸는데 본전이 아니라 −1%입니다. 순서를 바꿔도 결과는 같습니다.

오를 확률과 내릴 확률이 정확히 반반이어도, 오르내림을 겪고 나면 제자리보다 아래에 있게 됩니다. 이걸 변동성 끌림이라고 부릅니다. 많이 흔들리는 종목일수록 이 손해가 큽니다.

그래서 딱 가운데 있는 사람의 수익률(중앙값)이 마이너스가 됩니다. 아무 종목이나 사서 1년 들고 있으면 중앙값이 −5.5%, 2년이면 −8.9%입니다.

이건 "한국 시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가격이 곱셈으로 움직이는 모든 자산에서 똑같이 일어납니다.

04그런데 평균은 크게 플러스입니다

여기가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위 차트 오른쪽을 보세요. 중앙값은 계속 내려가는데 평균은 계속 올라갑니다.

아무 종목이나 샀을 때
보유 기간수익 난 비율평균중앙값
1개월44.97%+0.84%−0.70%
1년42.64%+11.97%−5.47%
2년42.04%+38.34%−8.91%

2년을 들고 있으면 10명 중 6명은 잃는데 평균은 +38%입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잃는 사람은 조금씩 잃고, 버는 사람 중 일부가 아주 크게 법니다. 주식은 아래로는 −100%가 한계지만 위로는 +500%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큰 성공이 평균을 통째로 끌어올립니다.

"평균 수익률"과 "내가 벌 확률"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평균이 +38%라고 해서 내가 벌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아닙니다.

05하루 단위로 쪼개봐도 같습니다

보유 기간을 길게 잡아서 그런 걸까요. 하루짜리 봉 하나만 놓고 봐도 똑같습니다. 국내주식 일봉 615만 개를 전부 세어봤습니다.

일봉 615만 개, 시가와 종가 비교
구분비율
양봉 (종가 > 시가)42.96%
음봉 (종가 < 시가)50.32%
도지 (종가 = 시가)6.71%

시가보다 높게 끝난 날이 43%뿐입니다. 시가와 종가가 똑같은 날(6.7%)을 빼고 방향이 정해진 날만 봐도 46.1%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앞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양봉일 때는 평균 +2.29% 오르고, 음봉일 때는 평균 −2.08% 내립니다. 오르는 날이 적은 대신, 오를 때 조금 더 크게 오릅니다.

이것이 "확률은 반반 아래, 평균은 플러스"가 만들어지는 자리입니다. 보유 기간이 아니라 하루 안에서 이미 그렇게 생겨 있습니다.

06이 숫자도 실제보다 좋게 나온 것입니다

여기 쓴 데이터에는 상장폐지된 종목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상장돼 있는 종목으로 만든 자료라서, 중간에 사라진 회사들이 통째로 빠져 있습니다. 실제로 아무 종목이나 샀다면 그중 일부는 상장폐지를 맞았을 겁니다. 그러니 진짜 확률은 위 숫자보다 더 낮습니다.

얼마나 더 낮은지는 이 데이터로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42%는 후한 쪽으로 계산된 숫자입니다.

여기 나온 수치는 수수료와 세금을 빼기 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사고팔면 그만큼 더 내려갑니다.

07그래서 무엇을 알 수 있나

이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
  1. 아무거나 사면 반반이 아니라 4할 정도입니다. 오래 들고 있어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2. 종목을 고르면 올라갑니다. 규모가 되는 종목만 봐도 1년 기준 6.7%p 차이가 납니다.
  3. 평균과 확률을 섞지 마세요. 평균 +38%인 구간에서도 6할은 잃습니다.

매매 전략을 만들 때 이 숫자가 넘어야 할 선이 됩니다. 승률 45%짜리 전략을 만들었다면 그건 아무거나 산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승률이 50%를 넘겨도, 중앙값이 마이너스라면 아직 무작위와 구별되지 않습니다.

비교 대상 없이 나온 수익률은 잘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거나 샀을 때가 그 비교 대상입니다.

KOSPI·KOSDAQ 2,580종목(규모 필터 적용 시 796종목)의 일봉 전 구간, 615만 시점을 전수 계산했습니다. 종가 기준이며 수수료·세금·슬리피지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상장폐지 종목은 데이터에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보다 좋게 나온 수치입니다.

이 글은 개인 데이터 분석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에서 확인된 결과가 앞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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