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NXT·SOR 완전정리 — 같은 종목에 가격이 세 개인 이유
대체거래소가 생긴 뒤 국내 주식 한 종목에는 사실상 세 가지 가격이 존재한다. 거래시간부터 주문유형·수수료·API 조회까지, 셋의 차이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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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왜 가격이 하나가 아니게 됐나
오랫동안 국내 주식은 거래소가 하나였다. 삼성전자를 사려면 한국거래소(KRX)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삼성전자 현재가"라고 하면 누가 물어도 같은 숫자였다.
2025년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문을 열면서 이게 바뀌었다. 이제 같은 종목을 두 곳에서 살 수 있고, 두 곳의 호가창은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 같은 시각에 KRX에서는 10만 원, NXT에서는 10만 100원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디서 사야 유리한지"를 매번 사람이 판단하지 않도록 만든 장치가 SOR이다. 정리하면 이 셋은 층위가 다르다.
- KRX — 한국거래소. 기존의 정규 거래소
- NXT — 넥스트레이드. 2025년 출범한 대체거래소(ATS)
- SOR — 거래소가 아니라 주문을 어디로 보낼지 자동으로 고르는 기능(Smart Order Routing). 증권사가 제공한다
즉 KRX와 NXT는 "장소"이고, SOR은 "두 장소 중 유리한 곳을 골라주는 기능"이다. 이 구분을 놓치면 뒤의 내용이 계속 헷갈린다.
01 거래시간 — 하루가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KRX 09:00~15:30(+시간외) · NXT 08:00~20:00
가장 체감이 큰 차이다. KRX 정규장은 09:00~15:30으로 6시간 30분인데, NXT는 08:00~20:00, 12시간을 운영한다. 퇴근 후에도 주식을 살 수 있게 된 게 이 때문이다.
| 세션 | 시간 | 매매 방식 |
|---|---|---|
| 프리마켓 | 08:00~08:50 | 접속매매(실시간 체결) |
| 거래 중단 | 08:50~09:00:30 | KRX가 시가 단일가를 만드는 시간 |
| 메인마켓 | 09:00:30~15:20 | 접속매매 |
| 거래 중단 | 15:20~15:30 | KRX가 종가 단일가를 만드는 시간 |
| 애프터마켓 1단계 | 15:30~15:40 | 단일가 |
| 애프터마켓 2단계 | 15:40~20:00 | 접속매매 |
중요한 설계 포인트가 있다. 시가와 종가는 여전히 KRX에서만 만들어진다. NXT는 그 두 구간(08:50~09:00:30, 15:20~15:30)에 아예 멈춘다. 공식 시가·종가가 두 개로 갈라지면 지수 산출이나 기준가 계산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비켜놓은 것이다.
02 매매 규칙은 어디까지 다른가
주문유형 · 수수료 · VI · 서킷브레이커 · 공매도
거래시간만 다른 게 아니다. 같은 종목인데 규칙 자체가 꽤 다르다.
먼저 알아둘 것 하나. NXT에서는 모든 종목을 거래할 수 없다. 출범 후 800종목까지 늘렸다가 이후 650종목 안팎으로 조정됐는데,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는 거래량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종목 수를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제외된 종목은 프리·메인·애프터마켓 전부 거래가 안 되고 KRX에서만 거래된다.
| 구분 | KRX | NXT |
|---|---|---|
| 거래시간 | 09:00~15:30 (+시간외) | 08:00~20:00 |
| 거래가능 종목 | 전 종목 | 650종목 안팎 (지수 구성·시총·거래대금 기준 선정) |
| 시장가 주문 | 가능 | 일반 시장가 불가 — 메인마켓에서 IOC/FOK만 |
| 중간가·스톱지정가 | 없음 | 지원(메인마켓) |
| 매매체결 수수료 | 0.0023% | 메이커 0.0013% / 테이커 0.0018% |
| 증권거래세 | 코스피·코스닥 0.20% | 동일 (0.20%) |
| 가격제한폭 | 전일 종가 대비 ±30% | 동일 (±30%) |
| 정적VI | 있음 | 없음 |
| 동적VI 발동 시 | 2분간 단일가로 전환 | 2분간 거래정지 |
| 서킷브레이커 | 3단계 | 2단계 (각 30분 정지 후 장 종료) |
| 공매도 | 규정에 따라 가능 |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금지 |
수수료: 메이커-테이커 방식
NXT는 호가를 걸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쪽(메이커)과 걸린 호가를 가져가는 쪽(테이커)의 수수료를 다르게 받는다. 메이커가 더 싸다. 어느 쪽이든 KRX(0.0023%)보다는 저렴해서, 체결 수수료만 보면 대략 20~40%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건 거래소가 받는 수수료라서, 내가 실제로 내는 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증권사 위탁수수료와 세금이 훨씬 크다.
세금은 어느 시장이든 같다
NXT는 자본시장법상 다자간매매체결회사로 정식 인가를 받은 곳이라 NXT 거래도 장내거래로 취급된다. 그래서 증권거래세는 KRX와 완전히 동일하다(2026년 기준 코스피·코스닥 모두 0.20%, 매도 시에만 부과). 프리마켓이든 애프터마켓이든 마찬가지다. 참고로 세금은 거래소 체결수수료보다 비교가 안 될 만큼 크기 때문에, 어느 거래소로 주문이 나가는지가 실제 거래비용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시장가 주문이 없다는 점
의외로 중요한 제약이다. NXT에는 "무조건 체결되는" 일반 시장가 주문이 없다. 메인마켓에서 IOC(즉시 체결되는 만큼만 체결하고 나머지는 취소)나 FOK(전량 즉시 체결이 안 되면 전량 취소) 형태로만 낼 수 있다. 시장가로 빠르게 던져서 체결시키는 방식을 주로 쓴다면, NXT 쪽에서는 같은 방식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03 내 주문은 지금 어디로 나가고 있나
여기까지 읽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있다. "그럼 나는 어느 시장에서 사고 있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은 이미 SOR로 나가고 있다. NXT 거래나 SOR을 쓰기 위해 따로 신청할 것은 없고, 증권사가 기본값으로 켜두기 때문이다.
HTS·MTS 모두 주문화면에 이 주문이 SOR / KRX / NXT 중 어디로 나가는지 표시된다. 설정에서 SOR을 끄고 특정 시장을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메뉴 위치는 증권사와 앱 버전마다 다르니, 한 번은 자기 주문창을 열어 어떻게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는 편이 좋다.
04 실측 — 같은 종목, 같은 날, 숫자가 이만큼 다르다
SK하이닉스(000660) 2026-07-24 일봉을 세 방식으로 각각 조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숫자가 명확하다. 같은 날 같은 종목의 일봉을 세 방식으로 조회했다.
| 구분 | 시가 | 고가 | 저가 | 종가 | 거래량 |
|---|---|---|---|---|---|
| KRX 단독 | 1,894,000 | 1,894,000 | 1,752,000 | 1,759,000 | 4,935,624 |
| NXT 단독 | 1,900,000 | 1,909,000 | 1,756,000 | 1,781,000 | 2,978,820 |
| SOR(통합) | 1,900,000 | 1,909,000 | 1,752,000 | 1,781,000 | 7,914,444 |
종가가 22,000원, 약 1.25% 차이 난다. 거래량은 더 크게 벌어진다 — KRX만 보면 통합 거래량의 62%뿐이다.
이 표를 자세히 보면 통합(SOR) 값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드러난다.
- 거래량: 4,935,624 + 2,978,820 = 7,914,444. 두 시장의 정확한 합이다.
- 저가: KRX 1,752,000과 NXT 1,756,000 중 더 낮은 값이 통합 저가다.
- 고가: 마찬가지로 두 시장 중 높은 쪽(1,909,000)이 통합 고가다.
- 시가·종가: 통합 값이 NXT와 같다. NXT가 더 일찍 열고 더 늦게 닫으니 하루 중 첫 체결과 마지막 체결이 모두 NXT에서 나기 때문이다.
즉 통합 일봉은 08:00~20:00 전체 구간을 하나의 봉으로 합친 것이다.
05 통합시세로 보면 '종가'와 '등락률'이 달라진다
앞의 표에서 이미 드러났지만, 통합 기준 일봉의 시가·종가는 우리가 아는 그 시가·종가가 아니다.
| 기준 | 시가란 | 종가란 |
|---|---|---|
| KRX 단독 | 09:00 시가 단일가 | 15:30 종가 단일가 |
| SOR(통합) | 08:00 프리마켓 첫 체결 | 20:00 애프터마켓 마지막 체결 |
그래서 같은 날 같은 종목인데 등락률이 다르게 보인다. 앞서 본 SK하이닉스의 전일 종가는 1,919,000원이었다. 여기서 각 기준의 종가를 대입해보면 이렇게 벌어진다.
| 기준 | 종가 | 전일대비 | 등락률 |
|---|---|---|---|
| KRX 단독 | 1,759,000 | -160,000 | -8.34% |
| SOR(통합) | 1,781,000 | -138,000 | -7.19% |
1.15%p 차이다. 같은 날 같은 종목의 하락률인데 시세 기준을 뭘로 보느냐에 따라 -8.3%로도 보이고 -7.2%로도 보인다.
그럼 어느 게 '공식' 종가인가
공식 종가는 KRX 15:30 종가다. 지수 산출, 다음날 기준가, 상·하한가 계산은 모두 이 값을 쓴다. 뉴스에서 "오늘 몇 % 하락 마감"이라고 할 때도 이 값이다.
그렇다고 통합가가 틀린 건 아니다. 통합가는 저녁 8시까지 실제로 거래된 마지막 가격이라는 또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두 숫자가 가리키는 대상이 다를 뿐이다. 장 마감 후에도 NXT에서 거래가 이어지니, 15:30 이후 흐름을 보고 싶다면 오히려 통합 기준이 필요하다.
거래량은 차이가 더 크다
앞서 본 대로 KRX만 보면 실제 유동성의 60%대만 보인다. "오늘 거래량이 터졌다" 같은 판단을 할 때 어느 기준으로 보고 있는지가 결론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06 정리
- KRX와 NXT는 장소, SOR은 기능이다. SOR은 거래소가 아니라 두 시장 중 유리한 쪽으로 주문을 보내주는 증권사 서비스다.
- NXT는 08:00~20:00, 12시간 운영한다. 단 시가·종가를 만드는 두 구간에는 멈춘다 — 공식 시가·종가는 여전히 KRX에서만 나온다.
- 규칙이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일반 시장가 주문이 없고, 정적VI가 없고, 서킷브레이커 단계도 다르고,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된다.
- 세금은 어느 시장이든 동일하다. NXT도 장내거래로 취급되므로 증권거래세 차이가 없다.
- SOR은 별도 신청 없이 이미 켜져 있다. 설정을 건드린 적이 없다면 지금도 주문은 두 시장 중 유리한 쪽으로 자동 전송되고 있다. 주문창의 SOR/KRX/NXT 표시로 매번 확인할 수 있고, 판단 기준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 통합 기준의 시가·종가는 08:00과 20:00 값이다. 실측에서 종가는 1.25%, 등락률은 1.15%p, 거래량은 38% 차이가 났다. 공식 종가는 여전히 KRX 15:30 종가이며, 지수·기준가·상하한가는 모두 이 값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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