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매수-종가매도 vs 종가매수-시가매도,
6년 데이터로 붙여봤다
종목을 따로 고르지 않고,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에 매일 똑같이 나눠 담았다면 어땠을까? 6년치 데이터로 두 가지 매매 방식을 지수처럼 만들어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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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시점과 파는 시점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질까? 종목을 따로 고르지 않고,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에 매일 똑같이 나눠 담았다고 가정하고 계산해봤다.
- 시가매수-종가매도 — 매일 당일 시가에 사서, 같은 날 종가에 판다.
- 종가매수-시가매도 — 매일 당일 종가에 사서, 다음날 시가에 판다.
그날 조건을 만족한 종목 전부에 돈을 똑같이 나눠 넣었다고 보면 된다. 특정 종목을 잘 골라서가 아니라, 시장 전체에 걸쳐 있는 흐름을 보려는 것이다. 그리고 수수료와 세금은 0%로 가정했다 — 매매 비용이 없다고 치고 순수하게 가격만 비교했다는 뜻이다. 이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글 뒷부분에서 실제로 수수료를 넣어 다시 보여준다.
무엇을, 어떻게 비교했나
시가매수-종가매도
장이 열려 있는 동안만 들고 있다가 마감 전에 판다. 밤을 넘기지 않는다.
종가매수-시가매도
장이 끝난 뒤 밤사이만 들고 있다가 다음날 장이 열리자마자 판다. 장중에는 아예 들고 있지 않는다.
종목 채택 조건
이 조건은 매일 다시 확인한다. 전날까지의 정보만 써서, 미래를 미리 아는 것처럼 계산하지 않았다.
- 전일 종가 × 상장주식수(시가총액)가 1,000억원 이상
- 전일까지 최근 5거래일 평균 거래대금이 5억원 이상
- 하루에 조건을 만족한 종목이 50개보다 적으면 그날은 계산에서 뺐다 (표본이 너무 적은 초반 구간 등)
종목마다 최근 1,500거래일치 데이터만 썼다. 전부 미리 모아둔 코스피·코스닥 과거 데이터로만 계산했고, 실시간 시세나 주문은 전혀 쓰지 않았다.
결과: 6년 뒤 두 지수는 정반대 방향으로 갈렸다
2020년 6월부터 2026년 7월까지, 하루 평균 1,179개 종목으로 계산한 결과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30%, 코스닥은 +10% 정도 올랐다. 종가에 사서 다음날 시가에 파는 쪽은 이 둘을 훨씬 크게 앞질렀고, 시가에 사서 당일 종가에 파는 쪽은 시장과 상관없이 계속 떨어졌다. (전체 흐름을 담은 차트는 뒤에서 수수료 반영 버전과 함께 한 번에 보여준다.)
| 지표 | 종가매수-시가매도 (당일종가 매수 → 익일시가 매도) | 시가매수-종가매도 (당일시가 매수 → 당일종가 매도) |
|---|---|---|
| 총수익률 | +940.8% | −88.2% |
| 연환산수익률 | +46.9% | −29.6% |
| MDD(최대낙폭) | −10.9% | −88.2% |
| 일간 변동성 | 0.79% | 1.26% |
| 연환산 변동성 | 12.5% | 19.9% |
| 상승일 비율 | 70.3% | 48.8% |
* 일간 변동성=매일 수익률이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상승일 비율=수익이 플러스였던 날의 비율
왜 "종가에 사서 시가에 파는 쪽"이 이겼을까
이런 현상은 한국 시장만의 특이한 일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도 장 마감부터 다음날 시가까지의 수익률이 장중 수익률을 꾸준히 앞서는 패턴이 오래전부터 보고돼왔다. 이번 데이터(하루 평균 1,179개 종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단서는 이거다.
장이 열리자마자 가격이 붕 떴다가, 장중에 그 뜬 만큼을 다시 반납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동안 가격이 얼마나 흔들렸는지 보면, 장중(시가매수-종가매도)이 밤사이(종가매수-시가매도)보다 훨씬 크게 흔들린다(1.26% vs 0.79%). 그런데도 수익이 난 날의 비율은 오히려 장중 쪽이 더 낮다(48.8% vs 70.3%). 이 두 숫자를 같이 보면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 장이 열리는 순간 가격이 과하게 오르고, 장이 진행되면서 그 과열이 식으면서 다시 떨어진다.
- 시가에 사서 종가에 파는 쪽(장중)은 이미 부풀어 있는 가격에 사서, 거품이 빠진 뒤의 가격에 파는 셈이라 불리하다.
- 종가에 사서 다음날 시가에 파는 쪽(밤사이)은 거품이 다 빠진 안정된 가격에 사서, 다음날 다시 붕 뜨는 그 순간에 파는 셈이라 유리하다.
다만 이건 원인을 완전히 증명한 게 아니라, 관찰된 두 숫자(변동성·상승일 비율)를 보고 짜맞춰본 가장 그럴듯한 그림이다. 왜 개장 직후에 가격이 과열되는지는 이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다 — 참고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된다.
그런데, 수수료 0.35%만 넣어도 완전히 뒤집힌다
지금까지는 수수료가 0%라고 가정했다. 그럼 실제로 살 때 0.35% 수수료가 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종가매수-시가매도에 이 수수료를 넣어서 다시 그려봤다.
연한 빨강 점선이 수수료 0.35%를 적용한 결과다. 2021년 초부터 진한 빨강 선(수수료 0%)과 벌어지기 시작해서 계속 가라앉는다. 6년 뒤엔 시가매수-종가매도(파랑, 수수료 0%)보다도 더 낮은 곳에서 끝난다. +940.8%였던 수익이 −94.4%로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왜 이렇게 될까? 이 방식은 매일 사고팔기 때문이다. 0.35%는 작은 숫자지만, 1,495번 반복해서 곱해지면 엄청나게 커진다.
| 지표 | 종가매수-시가매도 (수수료 0%) |
종가매수-시가매도 (수수료 0.35%) |
|---|---|---|
| 총수익률 | +940.8% | −94.4% |
| 연환산수익률 | +46.9% | −37.6% |
| MDD(최대낙폭) | −10.9% | −95.0% |
| 상승일 비율 | 70.3% | 40.5% |
* 수수료 0.35%는 살 때만 붙는다고 가정했다(팔 때는 안 붙임). 매일 이 비용만큼씩 깎이는 게 1,495번 쌓이면 결과가 통째로 뒤집힐 만큼 커진다.
수익이 난 날의 비율도 70.3%에서 40.5%로 뚝 떨어졌다. 원래 수익이 0%~0.35% 사이였던 날들이, 수수료를 빼는 순간 전부 마이너스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만큼 하루 수익 자체가 수수료보다 작은 날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앞서 봤듯 수수료 하나만으로도 결과가 완전히 바뀐다. 이 외에도 실제로 써보기 전에 알아둬야 할 한계가 더 있다.
- 실제 체결 가격과의 차이는 반영 안 했다. 계산에 쓴 시가·종가는 이론상 가격일 뿐, 실제로 그 가격 그대로 다 사고팔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 돈이 무한하다고 가정했다. "그날 조건을 만족한 종목 전부에 동시에" 들어간다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실제로는 몇 개 종목만 골라서 담을 수밖에 없다.
- 지금 남아있는 종목만 봤을 수 있다. 중간에 상장폐지된 종목은 계산에서 빠졌을 수 있어서, 실제보다 결과가 더 좋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써야 할까
숫자만 보면 종가매수-시가매도가 압도적으로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이대로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전략은 아니다. 매일 수백~수천 종목을 갈아타야 하는데, 수수료 0.35%만 넣어도 +940.8%가 −94.4%로 뒤집힌다는 걸 앞서 봤다. 매일 전 종목을 종가에 사서 다음날 시가에 파는 매매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 이 데이터는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새로 매매를 만드는 용도가 아니라, 이미 들고 있는 종목을 팔 때 참고하는 용도다. 어차피 팔아야 하는 종목이라면 수수료는 한 번만 나가지, 매일 반복되지 않는다. "오늘 종가에 팔까, 하루 더 들고 가서 내일 시가까지 기다릴까" 고민될 때, "장중보다 장 마감 이후가 유리한 경향이 있다"는 이번 결과를 참고 정도로 쓸 수 있다.
방법론 요약
종목마다 두 가지 수익률을 계산했다 — 시가매수-종가매도는 "종가÷시가−1", 종가매수-시가매도는 "당일시가÷전일종가−1"이다. 앞서 설명한 조건으로 매일 채택 여부를 정한 뒤, 채택된 종목들의 수익률을 날짜별로 평균 냈다. 이 평균을 매일 복리로 곱해서 지수를 만들고, 같은 방식으로 코스피·코스닥과 나란히 그렸다. 수수료 0.35% 버전은 매일 그 평균에서 0.35%만큼을 더 깎는 식으로 계산했다. 모든 계산은 미리 모아둔 코스피·코스닥 과거 데이터로만 했고, 실시간 API는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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